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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무치 '韓·中 문화교류 축제'

"中 서북쪽 끝에서도 보아 노래 불러요" 3년전 문 연 한글학교 중심 영화·드라마등 동시에 퍼져 "올인 등 한국드라마 보면서
비슷한 점 발견하니 재밌어"
지난 18일 밤 9시30분 신장위구르 자치구 주도 우루무치, 중국 서북지역의 끝이다. 이슬람 양식의 탑과 건물로
둘러싸인 최대 번화가 ‘대(大) 바자르’ 광장에서 한국 전통혼례가 거행됐다. 신랑은 천안 북일고 2학년 이규영 군. 연지곤지 찍은 신부는 18세
중국 소녀 톈페이웨(田飛月)양이 맡았다. “두달 전부터 한글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는 위구르족 청년 러허무투리 아비부씨는 마부 역을
맡았다. 한국 학생들의 사물놀이, ‘비’와 ‘보아’ 노래 공연이 이어졌고 한족 소녀 트리오가 보아의 ‘아틀란티스 소녀’를 열창했다. 한화그룹이
지원하는 ‘한·중 문화교류축제’의 현장이다.
19일에는 우루무치 인근 남산목장을 찾은 한·중 청소년들이 함께 안재욱의 ‘친구’를 불렀다. 이곳의 우루무치 한글학교 학생이 손에 든 한글
가사를 보니 ‘곁에’ 등 좀 발음이 어려운 말에 ‘gie 太’라고 메모해 놓은 식이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 봤지요?” “네!” 곧이어
양떼가 풀을 뜯는 초원으로 영화에 등장했던 신승훈의 ‘아이 빌리브’(I Believe)가 울려 퍼졌다.
한국과 우루무치 사이, 한류의 시차는 거의 없다. 우루무치에서도 얼마 전 한국 영화 ‘그놈은 멋있었다’가 개봉했고 청소년들은 ‘귀여니’
책을 들고 다닌다. 비록 중국의 고구려 역사 왜곡은 학생뿐 아니라 한·중 청소년 문화교류를 취재하러 온 현지 ‘신강 TV’ 기자에게도
금시초문이긴 해도 우루무치 친구들은 한국 학생들에게 ‘신행정수도’에 대해 물을 정도로 한국에 대해 관심이 많다. 그 우루무치 한류의 구심점은
바로 한글 학교다. 시내의 한 아파트를 교실 삼아 매주 토·일요일 한국어 수업이 열리는 한글학교에서 중국 학생들은 ‘올인’ ‘명랑소녀 성공기’
등 한국 드라마 DVD를 빌려 보기도 하고 한글 프로그램이 깔린 컴퓨터를 이용하기도 한다.
우루무치 한글학교는 지난 2001년 여름 문을 열었다. 조선족 출신으로는 우루무치에서는 가장 고위 공직에 올랐다는 김석종 전 신장위구르
기술감독국 부국장이 주도했다. “우루무치의 조선족 인구는 550명, 신장위구르 자치구 전체로 보면 1500여명 정도 됩니다.”

한글학교 학생은 90여명이다. 대부분이 한족이지만 몽골족 회족 카자흐족 위구르족 학생도 있다. 어린 아들을 데리고 오는 회족 부부도 학생이고,
학교에 손자 데려다 주러 왔다가 눌러앉아 학생이 된 50대 중국 여성도 있다.

“지금 여기서 한국 문화 대단합니다. 드라마 정말 재밌죠. 한국에 대한 흥취 많습니다.” 김씨의 말이다. 학생들의 실력은 아직까지는 전반적으로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수준이지만 배우겠다는 열기만큼은 뜨겁다. 우루무치 상업학교서 컴퓨터를 가르치는 몽골족 선생님 무옌루씨는 “‘보고 또
보고’ 같은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과 중국 사회의 비슷한 점을 발견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 정재연 기자
2004-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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