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역사 왜곡의 현장
⊙앵커: 만주에서 두번째로 큰 고구려산성이 우리 학자들에게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그러나 이 산성에는 원래의 이름 대신 당나라 장군의 이름이 붙어 있었습니다.

김성모 기자입니다.

⊙기자: 고구려의 두번째 수도인 국내성 북쪽에 있는 나통산성입니다.

40여 년 전 발견된 이 성은 중국측의 철저한 발굴과 복원 이후 이번 주에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자연성벽까지 합쳐 7km가 넘어 만주지역의 고구려 성 가운데 두번째로 큰 규모입니다.

이곳에서 나온 한나라시대 동전은 산성이 3, 4세기 이전에 세워졌음을 말해 줍니다.

⊙까오디엔이(중국 향토사학자): 고구려, 발해 등이 이곳에서 살았는데 그중에서도 고구려 민족이 가장 오래 살았습니다.

⊙기자: 네모 반듯한 돌을 층층이 쌓은 모습은 고구려인들의 치밀하고도 웅장한 축성기술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성은 고구려시대의 옛 이름 대신에 중국측에 의해 엉뚱한 이름을 받았습니다.

⊙까오디엔이(중국 향토사학자): 당나라 나통 장군의 군사들이 고구려인을 쫓아내 나통 산성으로 부르게 됐습니다.

⊙기자: 산성이 있는 산도 나통산이라는 새 이름으로 옛 고구려의 자취를 잃어버렸습니다.

⊙서길수(서경대학교 교수): 이제 고구려사는 중국사이기 때문에 너희들이 얼마든지 찍어도 자신있다 하는 자신감을 피력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기자: 중국에 남은 고구려산성은 130여 개로 추정되지만 고구려와의 연관성을 점차 잃고 있습니다.

중국의 고구려 유적단장은 동아시아 강국 고구려사는 실체의 축소, 소멸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성모입니다.

(KBS 2004-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