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학자 "유주자사는 고구려 대신"

북한의 학자가 중국 랴오시(遼西) 지방을 통치 했던 유주자사(幽州刺史)가 고구려가 파견한 장관이라고 주장,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북한의 대응과 관련해 주목된다.

북한 문화보존지도국 산하 조선문화보존사 리기웅 유적실장은 19일 재일본조선인연합회(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와 인터뷰에서 "고구려 덕흥리 벽화고분의 주인공인 유주자사 진(鎭)은 고구려 제19대 왕인 광개토왕의 대신이었으며 그 당시의 북부 중국 일대를 차지한 유주(幽州)를 통치한 장관"이라고 주장했다.

리 실장은 지난 6월 28일부터 7월 7일까지 중국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에서 열린 제2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에 북한 대표단의 일원으로 참가했다.

덕흥리 벽화고분에서는 고구려가 오늘날 랴오허(遼河)를 경계로 발해만으로 둘러싸인 랴오시 지방으로 일컫는 유주(幽州)를 지배했음을 뒷받침하는 600여자 분량의 묘지명이 발견돼 지난 76년 고분 발굴 당시부터 학계에 상당한 반향을 불러 일 으켰다.

북한은 묘지명뿐만 아니라 유주의 태수(군수)들이 오늘날 도지사에 해당하는 진 (鎭)을 문안하는 장면이 벽화에 등장하는 것을 근거로 고구려가 실제로 북부 중국을 지배했음을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라고 주장해왔다.

반면 중국은 동천왕 때인 서기 246년 위나라의 유주자사 관구검이 고구려 환도 산성을 함락시켰다는 역사적 사실 등을 근거로 유주에는 계속 중국의 통치권이 미쳤다고 반박하고 있다.

리 실장은 "무덤의 주인공과 축조연대(영락 18년ㆍA.D 408년)가 밝혀진 덕흥리 고분은 세계적 파문을 불러 일으켰으며, 고구려 강대성과 고유한 문화, 당시 동방 정세의 일단을 역사적으로 고증한 귀중한 문화유적"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2004-8-19)

[고구려를 다시 보자]<1>북한의 고분벽화…덕흥리(하)

▲ 평남 강서군에 있는 덕흥리 고분의 벽화. ‘유주자사 진’으로 알려진 무덤의 주인공에게 북평·요서·어양·상곡 등 13군의 태수들이 하례하고 있다. 북한 학계에선 이 무덤을 근거로 고구려가 4세기 중엽 지금의 베이징과 허베이성 일대를 점령·통치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