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초중등교과서 `역사왜곡' 시간문제"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최근 중국을 방문한 국회 교육위원회 대표단(단장 황우여)은 19일 "중국의 역사 왜곡 대중화 작업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16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중국 환런(桓仁)과 지안(集安) 등 고구려 유적지를 둘러보고 이날 오후 귀국한 대표단은 국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대표단은 "고구려의 첫 도읍지인 환런지역 `오녀산성'을 방문했는데 평일임에도 많은 중국인이 단체관광하는 것을 보면서 `동북공정'이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은밀하게 추진한 사업이 아니라 일반대중의 의식과 생활, 행동에 침투해 들어가고 있음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관광안내 책자인 `오녀산지(五女山誌)'에는 `중국소수민족고구려정권'으로 표기돼 있고 지린(吉林)성 지안박물관 머릿돌에도 `고구려는 동북아지역의 고대문명 발전과정에 중요한 영향을 준 중국 동북 소수민족과 지방정권의 하나였다'는 내용의 역사왜곡이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오녀산성에서 판매하고 있는 기념품에는 `중국고대북방소수민족 1대왕 주몽'이라고 표기돼 있고, 지안박물관 벽면에는 `고구려멸망후 고구려 유목들이 3차례에 나뉘어서 중국 본토쪽으로 이주했고, 한족과 섞여서 동화됐다'는 내용의 역사왜 곡이 있었다고 대표단은 밝혔다.

대표단은 이어 "우리 정부가 중국정부의 공식 자료(교과서, 정부출판물)에는 고구려가 중국의 고대 지방정권이라는 식의 왜곡은 없다고 발표했지만 중국 최고 국립대로, 상징성을 지닌 베이징(北京)대 교양역사 교재에 고구려사 왜곡 내용이 실려 있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대표단은 "이는 이미 중국 중앙정부의 개입이 시작됐음을 의미하며 상황을 방치할 경우 초.중등 교과서 왜곡도 시간문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표단은 "중국정부는 고구려사 왜곡문제를 정치화하지 말고 학계에 맡기자는 기존의 합의를 성실히 지켜야 할 것"이라며 "중국 교과서 개정 등 고구려사 왜곡을 중앙정부가 주도할 경우 양국 외교관계에 회복될 수 없는 치명적 상처를 남기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표단은 ▲양국 정부 차원의 가칭 `한.중 역사 공동연구위원회' 창설 ▲남북간 학문적 협력 및 공동연구 추진 ▲정부의 `강력하고 치밀한' 대처 ▲국내 상고사 및 고대사 연구 활성화와 관련 예산 증액 ▲다양한 국사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을 촉구 하고, 이런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국회교육위원회안으로 채택해 본회의에 제안하기 로 했다.

(연합뉴스 2004-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