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미국의, 북한-대만 나누어 먹기

최근 대만해협사태와 중국-미국판 '카쯔라-태프트 조약'

중국의 역사침탈에 대한 필자의 지난 글 "남한단정의 역사관이 역사침탈을 불렀다"에서 필자는 한가지 판단을 유보하였었다.

그것은 중국의 8.15해방이후의 한국사 삭제가 문제가 된 사상이 골치아파져서 단지 이 문제를 덮어두기 위해서 삭제한 것인지, 아니면 아예 8.15이전의 한국사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판단이었다. 

그런데, 이 부분이 이제 명확해 졌다. 중국이 원하는 것은 단지 고구려사 부분이 골치아파져서 그 부분을 삭제한 것이 아니라 바로 8.15해방이후의 한국사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명확한 의사표시로서 삭제한 것이라는 점이 명확해 졌다. 유감스럽게도 필자가 혹시 하였던 점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그 예로 중국은 압록강이북의 고구려사에 대한 중국사화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대동강유역에 대한 역사주권까지 나아가고 있다. 그리고 중국이 고구려사를 임진강 이남의 역사로 이해되는 삼한사와 구분되는 역사로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중국의 역사침탈은 임진강선까지 남하하고 있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필자는 또 다른 글에서 조갑제의 '임진강사관', 곧 미국의 입장에 따라 설정된 남한단정사관이 중국의 역사침탈을 부르게 되었다고 하였는데,  중국의 1945년이전의 한국사 불인정이라는 사태는, 위에서 먼저 설명하였던 바와 같이, 정확히 미국이 그은 정치적 분단선에 따라 조갑제가 떠벌여온 정치적 사관인 임진강사관과 정확히 일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와같이 중국의 역사침탈은 남한단정의 현실적 영토였던 임진강이북까지라는 점을 이해할 때 중국의 의도는 그럼 어디에 있는 것일까 ? 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중국의 역사침탈이 공식화되기 이전의 상황과 현재 중국이 지향하고 있는 목표상황을 비교해 보면 된다.

중국이 현재 목표로 하고 있는 상황은 임진강이북의 역사에 대한 주권주장에 있고, 과거의 상황은 만주에 대하여 한국과 일본이 주권주장을 할 수 있는 상황속에 있었다. 이 두가지 상황의 차이 및 변화는 무엇을 뜻하는가 ? 그것은 만주가 골치아픈 지역이었는데, 이제 남한단정의 국가, 곧 대한민국의 이북의 땅에 대하여 중국이 역사적 주권을 주장할 수 있는 상황으로 개벽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주가 시비의 대상이었는데, 이제 거꾸로 임진강이북의 북한영토에 대한 공세적인 시비가 전면화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 역사는 그럼 중국의 임진강선까지로의 억지가 통할 수 있을 것인가 ? 그것은 터무니 없는 일이다. 그럼 중국의 주장의 근거는 무엇에 의하여 성립되는 것인가 ? 그것은 필자가 다른 글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한국정부의 사관, 조갑제 등 꼴수구언론의 사관, 그리고 한국강단사학계의 잘나빠진 반도사관에 입각하여 중국의 입장을 주장할 수 있다는데 있다.

이 말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 중국이 믿는 것은 정확한 역사가 아니라 남한의 언론, 정치인, 제도권 역사학자들의 역사적인 주장에 근거할 때 중국은 얼마든지 임진강이남까지 중국의 주권주장을 할 수 있다는 '학술적 검토'를 끝냈다는 말이다.

그리고 바로 이점 때문에 중국은 정치적인 주장은 빼고 학술에 맡겨두자는 주장을 거듭하여 왔던 것이다. 남한단정의 사관은 미국의 분단고착화 기준에 어긋나지 않기 위해 임진강이북을 한국의 역사에서 배제하여 왔던 것이다.

그리고 한국사학계가 고구려와 고조선의 중심지가 있는 만주지역을 한국사에서 배제하여 온 결과 고구려사가 중국의 변방사로 전락하게 되는 순간 그 결과로 중국사의 일부로 간주되는 고구려사의 남방한계선인 임진강이 역사적 경계선으로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중국이 그렇게 하는 국제정치적인 상황은 무엇인가 ? 그것은 중국이 북한의 붕괴를 염두에 두고 대만과 북한을 정확히 맞교환하기 위한 상황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 말은 미국은 이미 중국과 양자를 맞교환한다는 원칙에 합의하였으며, 그 합의이후에 상황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하여 대만에 대해서는 미국이 동남아시아의 국제정치적인 여건을 조성하여 대만사태에 대하여 미국의 개입여지를 만들려 하고 있고, 북한에 대해서는 중국이 역사정리를 통하여 미국의 북한점령시 북한에 대한 주권주장을 예비하고 있는 셈이 된다. 그리고 대만과의 정확한 맞교환상황을 창출하기 위한 중국의 긴박한 역사정치를 우리가 중국의 쫓기는 듯 급속한 역사침략행위 속에서 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백악관 안보보좌관 라이스의 중국방문에서 미국은 대만문제에 대해 '하나의 중국'을 합의하였다. 그리고 필자가 분석제공하였던 바와 같이 대만을 둘러싼 현란한 배경조성 작업에도 불구하고 부시정권의 대만정책은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 결정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하나의 중국'에서 벗어나지는 않았었다는 것을 확인했었다.  중국도 '하나의 중국'원칙합의에 만족하였으니 무기판매문제로 본질을 놓쳐서는 안될 것이다. 말하자면, 카쯔라-태프트 조약이 과거 미일사이에서 구한국과 필리핀 나누어 먹기를 위하여 맺어졌다면, 21세기들어 중미사이에서 북한과 대만 나누어 먹기용 또 다른 '카쯔라-태프트조약'이 맺어진 것이다.   

한편 한반도에서는 중국이 시간에 쫓기는 듯 황급히 한국사침탈행보에 속도를 내었고, 단지 고구려사에 대한 헤게모니싸움 정도가 아니라 아예 북한사에 대한 주권주장으로 까지 급진화되어 나타났다.

중국이 한국사 침탈의 국제정치적 효과에 대하여 검토한 것은 오래된 것이지만 중국이 이토록 무리수를 써가면서까지 서두르게 된 것은 미국이 대만문제에 대하여 '하나의 중국'원칙에 대한 합의에도 불구하고 싱가폴과 해리티지재단 등을 동원하여 '국제여론'을 통한 개입여지를 남기려는 책동을 폄에 따라 중국은 그에 상응하는 대응공세를 바로 한반도에서 고구려사해석을 국제정치화함으로써 중-미교환의 균형을 맞추고자 한 것이었으리라는 것이 필자의 해석이다.

요컨대, 중국의 한국사 침탈은 어차피 정치적인 시도였고, 그 근거는 미국이 강요하는 사관인 한국의 임진강사관 및 반도사관에 기인한 것이었다. 중국이 한국사 침탈을 8.15이전사의 삭제로까지 정치화한 것은 다름아닌 대만문제에 대한 '하나의 중국'원칙 합의를 통하여 중미간 대만-북한 거래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이면에서 '국제여론'을 빙자하여 대만문제에 개입할 여지를 남기려 책동함에 따라 중국이 이를 견제할 목적으로 '하나의 중국' 합의의 댓가로 북한을 포기하였던 중국이 정치적인 대응과정에서 그 역사해석을 한반도가 아니라 임진강사관의 남한단정(대한민국)으로 급진화하게 된 것이다. 어차피 정치적인 성격을 지닌 역사왜곡이 임진강선까지 급진화된 것은 바로 이상의 국제정치적인 변수가 작용하게 된 것이다.

중국의 고구려사 침탈이 북한에 대한 역사주권 주장으로까지 나아간 것은 중-미간의 거래에 의한 것으로서 이를 중미간 대립구조의 틀내에서 천사 미국과 사탄 중국의 이분법 구조하에서 해석하면서 스스로를 민족신문인양 채색하고 있는 조선과 동아 등의 대중선동은 어이없는 얼굴바꾸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중국이 수행하고 있는 고구려사 빼앗기를 통한 한국사의 남한단정사로의 자리매김 강요에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하는데 수훈갑은 바로 조선과 동아 등의 역사관이었으며, 특히 조선의 조갑제 등의 임진강사관에 의해 비롯된 바 크다는 점에서 이들의 최근 민족지로의 얼굴바꾸기는 숭미형 권력주의에서 비롯된 것임을 국민들은 똑똑히 알아야 할 것이다.

(브레이크뉴스 / 황진이 2004-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