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中 고구려사 왜곡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다'

국가발전硏 토론, 김문수의원 '당당한 대응' 촉구

한나라당 의원들 모임인 국가발전전략연구회는 18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고구려사 왜곡대책 토론회’를 주최,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대책에 대해 집중적으로 토론했다. 참석자들은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의 목적과 그 심각성에 대해서는 의견을 같이했지만 역사왜곡 대응 방식에 대해서는 시각차를 보였다.

얼마 전 고구려 유적 역사탐방을 다녀온 국가발전전략연구회는 이 날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의 사회로 토론회를 열었다. 참석자로는 고구려 연구재단의 임기환 기획실장과 윤명철 동국대 교수가 발제를 맡았고 박기태 반크기획단장, 박준우 외교부 아태국장, 김문수 의원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임 실장은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의 배경과 실태에 대해 설명하며 중국이 △동북지역에 대한 중국의 역사적 정당성 확보 △조선족 및 소수민족에 대한 통제력 강화 △북한 붕괴후 북한 지역에 대한 역사적 연고권 주장 △국경 문제, 간도 영역 문제 분쟁 대비 등의 목적으로 동북공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중국이 정치적인 목적을 가지고 역사왜곡에 나서고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측 인사로 참석한 박 국장도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대해서는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며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동북공정을 접근한다는 것을 파악한 이후에는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도 토론에서 “중국은 아직 공산주의 국가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일관된 역사왜곡의 흐름이 지방정부의 주도하에 학술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런 식으로 가다간 중국이 조공과 책봉관계를 들어 고려와 조선도 중국의 지방정권이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며 경고했다.

중국의 역사왜곡이 정부의 주도하에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데 대해서는 참석자들 모두 동의하는 입장이었지만 역사왜곡에 대한 대응책에 대해서는 정부와 야당 간에 일정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박 국장은 “정부는 강력한 외교교섭을 계속 해 나갈 것”이라며 대응책으로 △국사 교육 강화 △해외홍보 강화 △지속적 국제학술회의 등을 제시했지만 “중국을 자극하고 초점을 흐릴 수 있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만과의 근접 외교, 달라이 라마 방문 추진 등은 고구려사 왜곡에 대한 대응 카드로 적절치 않다”며 “간도문제 등 현 영토의 현상변경을 시사하는 카드도 적절치 않으며 우리 정부가 영토문제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을 중국에도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정부의 현실 인식이 너무 안이하다. 국가 정체성을 흔드는 사안보다 더 중요한 일이 어디 있느냐”며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또 “이제는 ‘조용한 외교’가 아니라 ‘당당한 외교’가 필요하다”며 달라이 라마 입국 허용을 포함한 △중화주의에 의해 피해를 입은 소수민족들과의 연대 강화 △대만관계 재검토 △한미, 한일, 한러 관계 강화를 통한 대처 △중국 내 양심 있는 학자들과의 공동학술 연구 등을 대책으로 제시했다.

이 날 토론회는 학계와 정부, 정치권 모두 중국의 역사왜곡 심각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고 중국의 역사왜곡에 강경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뜻을 확인한 자리였지만 정작 구체적인 대응방안에 대해서는 정부와 야당이 시각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중국 당국의 조직적이고 강력한 역사왜곡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치권이 먼저 대응방향을 공유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업코리아 2004-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