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인터뷰> 러시아 보론초프 동방학연구소 한국실장

"고구려사는 한국 역사임이 분명"

"거리에는 상점들도 많아지고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이 제품 홍보를 열을 올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지난 3~7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제2차 세계 조선학대회'에 다녀온 알렉산드르 보론초프 러시아 동방학연구소 한국실장은 북한의 변화된 모습을 이같이 표현했다.

그는 지난해 11월에도 평양을 다녀왔지만 방문할 때마다 달라져있는 북한의 변화상에 놀란다고 말했다.

보론초프는 최근 중국과의 역사 분쟁에 대해 "이번 학회에서도 북측 학자들이 고구려사의 정통성을 주장하는 논문들을 많이 발표했다"면서 "중국은 수차례 외침을 받아 잦은 국경 변경과정에서 고구려를 편입하려 하지만 고구려사는 한국 역사임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특히 보론초프가 이번 방북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평양 시내에 잘 닦여진 도로를 따라 상점들이 많이 생겨났다는 것. 다양한 물건들을 파는 가게마다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카탈로그를 진열하고 있는 모습이 새로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회가 끝난뒤 묘향산을 여행했는데 묘향산까지 이르는 도로가 잘 정비돼 있고 도로에는 가게들이 가득했다고 전했다.

또 새로 지은 건물에는 주차장도 생기고 특히 건물내 화장실들이 깨끗해졌다고 설명했다.

보론초프는 "북한에도 시장경제 체제가 자리잡기 시작했다"면서 "돈 많은 북한 주민들은 외국인들이 이용하는 달러 상점에서 물건을 구입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북한의 기업 사장들은 노동자들의 임금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고 들었다"면서 "과거에는 당국이 정해주는대로 시행했지만 이제는 임금체계에도 시장원리가 도입되고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 사회과학원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김일성 전(前) 북한 국가주석의 서거 10주년을 기념해 열렸으며 200여명의 북한 및 해외 한국학 연구자들이 참가했다.

당초 한국측 학자도 20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었지만 김일성에 대한 조문 문제가 불거져 한국 학자들의 방북이 불허됐고 이로 인해 남북한 학자들의 만남은 좌절됐다.

보론초프는 "남북한을 포함한 전세계 한국학 연구자들이 모일 수 있었는데 반쪽 행사에 그쳐 아쉽다"면서 "남북한 정부간 정치적인 문제로 인해 학회가 희생양이 됐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2004-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