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인비 등 세계적 석학들도 고구려가 韓國史라고 밝혀”

김덕형씨 ‘밖에서 본…’서 소개

“수 양제는 북쪽으로 향하는 대운하를 건설했지만 그것을 이용하고서도 한국 토착의 삼국 중 북단에 있었던 고구려를 정복할 수가 없었다.”(토인비의 ‘세계사’)

“한국에서 발달한 최초의 순수한 원주민 국가인 고구려는 원래 만주 중부의 퉁구스계 부여족에서 갈라져 나온 다섯 부족으로 구성되었다. … 만주의 발해라는 국가는 한국인들에 의해 그들 역사에서 뺄 수 없는 한 부분으로 간주돼 왔다.”(페어뱅크·라이샤워 등의 ‘동아시아사’)

아널드 토인비(Arnold J Toynbee·1889~1975), 존 페어뱅크(John K Fairbank·1907~91), 에드윈 라이샤워(Edwin O Reischauer·1910~90) 등 세계 역사학의 석학들은 세계사 속에서의 ‘고구려’를 분명한 ‘한국사의 일부’로 보았다. 김덕형(金德亨) 법무법인 아태 고문(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최근 펴낸 ‘밖에서 본 우리 역사―고구려는 한국사다’(깊은강)에서 이 같은 서술을 소개했다.

김 고문은 1978년에 초판이 나온 ‘동아시아사’의 한국 관련 주요 부문을 해설하는 작업을 벌였다. ‘동아시아사’는 세계 역사학의 교과서와도 같은 명저(名著). “‘동아시아사’에 보면 ‘중국의 속령들이 망각의 세계로 사라져간 기원후 4세기 동안에 순수하게 자생한 세 왕국이 역사의 빛을 받고 출현해 한반도를 서로 나누게 됐다’고 썼습니다.”

김 고문은 이들 학자들이 ‘고구려 부족들은 서기 12년에 중국의 권위에 대해 저항했고 그 뒤로 중국인들과 간헐적인 전쟁 상태에 놓였다’고 기술하는 한편, ‘발해는 고구려의 유민과 부여인 및 여러 퉁구스계 부족들의 잔여 세력에 의해 세워졌다’고 기록, 발해 역시 한국사의 일부로 규정했다고 말한다. 김 고문은 “중국은 역사적으로 자인(自認)해 온 고구려사의 존재를 뭉개려 하는 비이성적 소아병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 2004-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