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軍 조직적 개입 가능성" 보고 '중국發 해킹' 진상 공개는 안해

국정원 발표후 해킹피해 더 늘어 許행자 “밝히기 어려운 측면 있다”

행정자치부는 17일 국무회의에 지난 6월 발생했던 ‘중국발 해킹’ 사건이 중국 인민해방군에 의해 조직적으로 저질러졌을 가능성 등을 제기한 수사진행상황을 보고했으나, “정부차원에서 진상을 공개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보고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주재한 이날 국무회의에서 허성관(許成寬) 행정자치부 장관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조직적으로 공격했을 가능성이 있고 북경 인근 PC 10여대가 집중 공격을 했다”고 보고했다고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허 장관은 “그러나 중국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면서 “정부 차원에서는 진상을 명확하게 공개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국민에게 사건 내용을 낱낱이 공개할 수 없는 사정이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으나, 어떤 사정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허 장관은 앞으로의 대책에 대해서도 “정부는 중국 정부와의 공조 수사를 통해 진상을 조속히 밝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장관은 또 그동안 추가로 파악한 결과 해킹당한 PC 대수는 공공기관 239대, 민간 79대라고 보고했다. 7월 13일 국정원 발표 때는 각각 211대, 67대였다. 국정원 발표 후에도 피해가 더 늘어난 셈이다.

이처럼 허 장관이 국무회의에서는 수사진행상황을 보고하고도 국민들에게는 공개하지 않은 것을 두고 정부 안팎에서는 여러 관측과 비판적 분석들이 나온다. 정부는 이 사건이 발생한 직후 국정원을 통해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해킹에 이용된 이메일의 발신지가 중국’이란 사실만 확인했을 뿐, 해커 중 일부가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일 가능성이 있다는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었다. 정부의 후속 공식 발표도 7월 13일 이후 현재까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던 상태였다. 그러다가 이날 국무회의에서 중국 인민해방군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공식 보고됐음에도 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비공개의 배경과 속사정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조선일보 2004-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