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세계사 교사도 한국역사 무지”

한미 학술·문화교류진흥단체인 코리아 소사이어티(회장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 대사)가 실시하는 ‘한국 알리기 프로그램’이 미국에서 한국 역사를 올바르게 알리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한국학에 대해 관심 있는 미국의 지식인들을 열흘 정도 국내로 초청, 한국의 사적지와 역사의 현장을 돌아보고 한국학 전문가의 강의를 듣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리아 소사이어티의 최영진 한국학 프로그램 담당관은 “세계사 담당 교사들조차 한국의 역사에 관해 거의 전적으로 무지한 데는 그들만이 아니라 우리 책임도 있다”면서 “무엇보다 영어로 번역된 훌륭한 한국학 관련 자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밝혔다.

한국학 강좌에 참여한 교사들은 한결같이 “한국에 그토록 앞선 선진 문명이 있었던 줄은 전혀 알지 못했다”면서 당장 다음 학기부터 자신들도 이런 내용을 교실에서 가르칠 것이라고 말했다고 최 담당관은 전했다.

그는 최근 네티즌들을 비롯해 각계에서 일고 있는 해외의 한국사 왜곡 사례 수집과 시정 촉구 움직임에 대해 “사실 관계를 중심으로 논리적 접근을 하지 않고 국수주의적 시각에 근거해 생떼쓰기식 요구를 한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최 담당관은 오는 가을에는 미국 교과서 편집자와 집필자 10명을 인솔해 다시 방한한다.

그는 “10년 동안 한국 알리기 프로그램을 진행해온 결과 미국 교과서에서 한국이 관련된 내용을 기술하면서 6·25 당시 사진을 싣는 것과 같은 터무니없는 묘사나 사실 관계의 오류는 많이 시정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도 미국의 핵심 인사들에게 우리 역사를 알리기 위한 노력은 너무나 미흡하며 특히 많은 경우 우리와 논리 경쟁을 펼치는 일본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고 최 담당관은 지적했다. 그는 “일본 정부는 매년 1000명의 외국 교사를 자국으로 불러 연수교육을 하고 있으며 이 밖에 민간단체와 기업 등이 시행하고 있는 프로그램까지 감안하면 매년 일본에 초청되는 외국 교사는 수천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2004-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