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인물>美 연구비 1조지원 거부한 황우석교수 경합

금주의 인물 어떻게 선정했나

찜통더위가 막바지 기승을 부린 한주였다. 게다가 중국이 고구려사를 자기내 역사라는 대국답지 못한 억지는 더위만큼이나 우리에게 인내심을 갖게 했던 한주일이기도 했다.

8월 둘째주 금주의 인물 선정을 위한 편집회의에서는 박기태 반크 단장이 먼저 추천됐다. 세계 8억 네티즌을 대상으로 중국의 역사왜곡에 맞서 한국사 바로알리기운동을 벌이고 있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세계최초로 사람의 난자를 이용, 배아줄기세포를 복제하는데 성공해 지난 2월 금주의 인물로 선정됐던 황우석 서울대 교수도 거론됐다.

최근 1조원이라는 거액의 연구비 지원을 조건으로 한 미국의 스카우트 제의를 거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한번 화제가 됐다. 줄기세포 연구보다 훨씬 부가가치가 높은 프로젝트를 정부와 추진중이라는 황교수의 또다른 연구가 정보기술(IT)산업을 능가하는 미래산업으로서 한국경제에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줄 수 있다는 기대도 추천이유에 담겨 있었다.

또 김진우 윤승규 가톨릭대교수팀도 거론됐다. 간암을 조기에 정확하게 발견할 수 있는 혈액검사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데 성공함으로써 간암의 조기발견과 완치가능성 향상에 전기를 마련 했다는 것이 추천사유.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초등학생이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경기도 의정부서초등학교 5학년생인 이채연양이 주인공. 외국이라고는 가 본적도 없는 이양이 최근 주한중국대사관 주최로 열린 전국중국어경시대회 초·중·고교, 대학, 일반부 통합부문에서 대상을 차지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지난해 영국문화원 주최 학생영어경시대회에서도 높은 성적을 받았고, 주한미군 자녀들을 대상으로 통역 활동을 하고 있으며, 소설 ‘가시고기’ 등 문학작품을 영어로 번역해 외국인들에게 소개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 국가보안법의 폐지보다는 개정을, 고비처 기소권 반대와 중수부 존속 등 소신을 밝혀 뉴스 메이커가 된 김승규 법무부장관도 포함됐다.

독자들이 문화일보 홈페이지(www.munhwa.com)와 e메일(editor@mu nhwa.com)을 통해 추천한 후보 중에서는 78대1의 높은 경쟁을 뚫고 근로복지공단 공채에 합격한 44세 고졸 만학도 류종춘씨가 눈에 띄었다.

석·박사, 공인회계사 출신을 비롯, 지원자 대부분이 대졸이상이 었지만 이들을 제치고 당당히 합격해 학력과 관계없이 희망을 잃지 않고 노력하면 길이 열린다는 사실을 보여줘 시사하는 바가 컸다는 것이다.

1차투표결과 풀뿌리 사이버 홍보를 벌이고 있는 박기태 단장을 선정하자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를 뽑자는 의견중에서는 국사가 고교 필수과목에서 선택과목으로 바뀌면서 ‘고구려’가 뭔지도 모르는 대학생조차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반크의 1만4000여명의 회원들중 중·고 교생이 8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힘이 실렸다. 또한 박단장이 지금까지 해외 유명사이트, 서적 등에 있는 한국사 관련 오류를 고치는데 기여했다는 점에서 그를 금주의 인물로 최종 선택했다.

(문화일보 / 박현수 조사팀장 2004-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