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주의 인물>`젊음`이 나선 `나라 바로 알리기`
6년간 해외 교과서·웹사이트 오류수정 활동 '반크'
제주도를 일본영토로 표기했던 캐나다 외교부 홈페이지 수정, 미국 역사 전문 케이블
방송 ‘히스토리 채널’ 한국 역사 왜곡 부문 수정, 울릉도를 일본영토로 표기했던 유럽 최대 지도 보급사 멀티맵사 오류 수정….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VANK·Voluntary Agency Network Korean)’의 활약은 눈부시다. 지난 6년동안 이들이
바로잡은 해외 교과서나 웹사이트는 무려 300여곳. 정부도 하지 못한 일들을 이뤄낸 5명의 젊은이들이 연일 신문 지면과 방송을 장식하고 있다.
언론 보도를 통해 이들의 활동을 접한 국민들의 관심도 뜨겁다.
13일 오후 서울 신당3동 반크 사무실에서 만난 박기태(30) 단장의 반응은 조금 의외였다. 박단장은 대뜸 “언론에서는 외국 웹사이트가
어떻게 우리나라 역사를 왜곡하고 있고 반크의 활동으로 어떻게 시정되었는지에만 관심을 보인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박단장은 “정작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을 바꾸는 것”이라고 차분하게 말했다.
그는 외국 웹사이트나 교과서 내용 몇 줄을 바꾸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 콘텐츠를 끊임없이 제공하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6년동안 전세계 웹사이트와 교과서에서 300여개의 한국 관련 오류를 바로잡았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내용을 싣고 있는 수백만 개의
웹사이트를 시정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앞으로 10 년을 더 한들 얼마나 많은 오류를 수정할 수 있겠습니까. 전국민 이 사이버 외교사절단이 돼서
팔을 걷어붙여도 힘이 부칠 지경입니다.” 반크의 활동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반응도 각양각색이다. 일개 민간 단체에 불과한 이들의
활동이 얼마나 큰 성과를 거둘 수 있겠느냐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는가 하면 전화를 걸어오거나 e메일을 통해 격려와 지지를 보내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박 단장은 반크의 활동이 궁극적인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냉소주의나 칭찬 일색의 반응보다는 직접 활동에 동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전화를 걸어와 정부도 못한 일을 해냈다며 칭찬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물론 감사하죠. 하지만 저희에겐 백마디의 칭찬보다 직접 반크
회원으로 가입해 사이버 외교사절단 역할을 해주는 어린 학생들의 실천이 더욱 소중합니다.” 중국의 고구려 역사 왜곡으로 반크 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박 단장의 휴대전화는 불이 날 지경이다. 인터뷰 도중에도 정부 부처 관계자, 국회의원 등으로부터 걸려오는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의 초고속인터넷 인프라를 역사와 영어 교육에 활용하는 것은 어떨까요. 학생들이 직접 외국 유명 웹사이트를 방문해
한국 관련 정보를 검색하고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해당 웹사이트 운영자에게 시정을 요구하는 겁니다. ‘우리 나라 바로 알리기’는 물론 살아있는
역사와 영어 수업이 될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반크는 최근 한국인터넷PC 문화협회와 손잡고 전국 PC방을 ‘우리나라 바로 알리기’의
전진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20만 사이버 외교사절단 양성’을 꿈꾸는 반크의 꿈은 이제부터가 시작인 셈이다.
(문화일보 2004-8-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