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태극기 만세 삼창' 지령 떨어졌다

8월 15일 오후 2시, 전국 방방곡곡과 세계 여러 곳에서 ‘태극기 만세 삼창’ 플래시 몹이 열린다.

플래쉬 몹(Flash mob)은 인터넷이나 핸드폰을 통해 상호 연락해 불특정 다수 사람들이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모여 짧은 시간동안 약속된 일정한 행동을 한 뒤 사라지는 신세대들의 자기 의사 표시 수단. 이날 태극기 몹은 태극기를 주제로 플래쉬 몹을 한다고 해서 붙여진 말로, 참석자들은 미리 정해놓은 장소에 붉은 옷을 입고 나타나 몸속에 숨겨놓은 태극기를 빼어들고 ‘대한민국 만세’를 세번 외치고 사라질 예정이다.

‘8.15 희망의 태극기를 들어주세요!’란 이름의 태극기 몹 주최측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 카페인 ‘고구려 지킴이(cafe.daum.net/Goguryeoguard )’. 카페 회원들이 미리 신청한 정해진 장소에서 15분~30분 동안 ‘8.15선언문 낭독, 태극기 만세 삼창, 애국가 제창’ 이라는 지령을 수행하면 된다.

카페 운영자 장예령(29)씨는 “ 서울 서대문 독립문 공원, 광주 충장로 우체국, 강릉 경포 바닷가, 미국 워싱턴 백악관 앞, 중국 광조우, 일본 동경 등 50여 곳에서 시행될 예정이며, 계속 신청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 100여 곳까지 확대되리라고 본다 ” 고 말했다. 광주 충장로 우체국에서 태극기 몹 행사에 참여 하게 되는 ‘Ψ고구려 만세’ 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 이 행사 참여로 저절로 애국심도 자랄 뿐 아니라 나라를 지킨다는 생각에 절로 신이 나죠. 행사가 아주 기대되요 ” 라고 말했다. 대구 꼭지단(태극기 몹 진행자)인 ‘Ψ수호자’ 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 뉴욕 42번가(코리아 타운)에서도 한다는 소식을 듣고 무지 기뻤답니다. 뉴욕에서도 하는데 대구에서 안하면 되겠나요. 대구 파이팅!” 이라고 했다.

‘의병’ 이라 불리우는 카페 회원들은 태극기 몹 행사를 홍보하기 위해 각종 동호회 사이트, 오락 사이트, 방송사 인기 드라마 사이트 등 방문객이 많은 사이트의 게시판에 홍보 포스터를 올리고 있다. ‘Ψ코리아 Ψ디펜더’ 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 사람이 많이 모이는 사이트 게시판에 글을 쓰거나 메일을 보내는 방식으로 홍보하고 있다 ” 며, “ 게시판 글을 많이 보고 갈 경우 뿌듯하나 그렇지 않을 경우 안타깝다. 많은 사람이 참여했으면 좋겠다 ” 고 말했다.

이 행사에 참여하고 싶다면 ‘태극기 몹’ 의 의미를 알고, 미리 약속된 행동을 하면 된다.

태극기 몹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1 절 때도 ‘태극기 만세 프로젝트’ 가 전국 곳곳에서 오후 2시에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났다. 서로를 확인하기 위해 붉은 옷을 입고 나타난 참가자들은 정각 2시가 되자 옷 속에 감춰 두었던 태극기를 들고 '대한민국 만세'를 외친 뒤, 꼭지단이 휘슬을 불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조선일보 2004-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