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고구려史 공식편입 가능성

중국이 5년 만에 중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소수민족 문제를 다룰 ‘민족공작회의’를 열어 소수민족통합 문제를 논의한다.

이 회의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체제가 들어선 이후 처음 열리는 것으로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과 동북지방의 소수민족과 관련해 어떤 논의가 오갈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소수민족 통합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이 새로운 정책을 들고나올 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홍콩의 문회보(文匯報)는 11일 중국공산당이 1999년 이후 한번도 연 적이 없는 중앙민족공작회의 개최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중국에는 현재 한(漢)족 이외에 55개 소수민족이 있는 상태로, 중국정부는 이들 소수민족의 통합을 최대 정책과제 중 하나로 삼고 있다. 중국의 민족공작회의는 1990년대 들어 92년과 99년 두 차례 개최됐을 뿐이다. 장쩌민(江澤民) 국가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이 총서기로 있을 당시인 1999년에는 이 회의에서 서부대개발 정책이 확정됐다.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을 뒷받침하는 동북공정은 이 회의가 열린 후 2000년대 들어 본격 가동되기 시작했다.

문회보는 서부대개발 전략이 발표된 후 열리지 않은 민족공작회의에 대해 후진타오 주석이 이끄는 신지도부는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회의는 소수민족문제를 다루는 중국공산당 산하 통일전선공작부와 국가민족사무위원회가 준비 중이다. 이들 조직은 민족공작회의에서 다룰 의제를 연구하며 각 민족지구의 경제와 문화 발전계획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민족공작회의에서는 소수민족 지역의 빈곤·교육·질병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집중적으로 거론될 예정이다. 그러나 개최 일시는 아직 발표되지 않고 있다.

이 회의에서 동북지역의 소수민족와 관련해 고구려사 문제가 논의될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그러나 고구려사 문제가 공식적으로 논의되지는 않겠지만 이 회의가 소수민족 통합을 대전제로 하고 있는 만큼 고구려 유적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빌미로 고구려사의 중국역사 편입 기도를 간접적으로 공식화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에는 1000만명이 넘는 소수민족으로는 광시(廣西)자치구에 주로 거주하는 좡(壯)족과 만주지역의 만(滿)족이 있다. 지린(吉林), 랴오닝(遼寧), 헤이룽(黑龍江) 지역에 주로 거주하는 조선족은 190여만명으로 중국 내 13번째로 인구가 많은 소수민족이다.

(세계일보 / 강호원 베이징특파원 2004-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