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족 대학생 “역사 바로알고 지키자”
조선족 대학생 ‘고구려사 왜곡’토론열기 중국비판·자성론 확산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이 최근 중국 ‘조선족’ 사회에도 큰
충격을 던지고 있다.
조선족 교수 등 일정한 지위에 오른 이들은 ‘동북공정’ 등 중국 쪽의 역사 왜곡을 내놓고 비판하지는 못하지만 대학생을 비롯한 젊은층은
인터넷 등을 통해 충격과 분노를 표시하면서 문제 해결 방법을 놓고 활발하게 논쟁을 벌이고 있다.
베이징의 조선족 대학생들 모임인 ‘중국 조선족 학생센터’ 홈페이지(ksc.com.cn/index.php?s=)의 ‘토론광장’은 최근
고구려사 왜곡이 가장 뜨거운 화제로 떠올랐다. 이 사이트에는 이 문제가 한-중 외교가의 쟁점으로 떠오른 8월 초부터 수백편의 글이 올라와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사랑사랑 내사랑’이란 아이디(이하 작은 따옴표 속의 인용자는 모두 인터넷 아이디)의 네티즌은 중국의 역사 왜곡이 한국사에
적용되면 “우리 조선족의 역사는 5000년이 아닌 2000년으로 줄어든다”며 중국의 역사 왜곡이 “일본의 중국 침략사 왜곡과 뭐가 다르냐”고
질타했다. ‘미스터 킴’은 “어떤 파렴치하고 강도 같은 야만인이라도 우리 역사를 빼앗아 갈 수 없으며, 역사는 결국 이런 소인배를 심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역사 왜곡은 조선족 학생들에게 한국사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켜, 많은 네티즌들이 한국 쪽 연구성과나 신문 보도내용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려
돌려보도록 만들었다. 그들은 중국의 역사 왜곡이 “신중화제국주의”(코리스)의 발로이며, “경제적 실력을 갖추면서 패권주의로 달려가고 있는”(헨리
킴) 징표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을 지닌 조선족으로서 당혹스러운 심경을 드러낸 의견도 있었다. ‘흑암유령’은 “만약 고구려가 조선의
역사라고 주장하면 중국에서 민족 분열 분자라는 모자를 쓰기 쉽고, 중국 주장을 지지하면 조선족 사회에서 민족 반역자라는 욕을 먹기 쉽다”며
“한국과 중국이 고구려의 역사를 공유할 수 있으면 가장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백두산’은 “고구려의 역사는 원래 우리 민족의
역사인데 왜 ‘민족 분열 분자’란 모자를 쓸 것을 두려워 하느냐”며 “자신의 진정한 민족역사마저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판단하는 사람은 이미
민족을 상실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많은 조선족 네티즌들은 “우리 조선족들은 고구려의 역사와 문화를 지키려는 것이지 현재 중국 영토를 분할하거나 독립 테러를 꿈꾸는 게
아님”을 강조했다. ‘발해를 꿈꾸며’는 문제 해결을 위해 연변 조선족 자치주 정부가 일정한 제구실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고, “경제가 강해야
목소리도 커지는 법이므로, 성공한 조선족은 고향건설에 힘을 모으자”(에이제이팡)는 주장도 나왔다.
이 문제에 관해 베이징의 한 조선족 교수는 “중국 정부가 평지풍파를 일으켜 조선족 사회에 긴장을 조성했다”며 “중국 국적을 가지고
중국혁명에 참가했으며 사회주의 중국 건설에 힘을 모은 조선족 사회에 중국 정부가 실망을 안겨주지 않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겨레신문 / 이상수 베이징특파원 2004-8-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