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국어표기 개선작업 답보

서울의 중국어 표기인 한성(漢城)을 서울의 실제 발음과 비슷한 글자로 바꾸려는 작업이 중국측의 미온적 태도로 인해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5월 시민과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서울의 중국어 표기 개선안을 공모, ‘首爾’(서우얼)과 ‘首午爾’(서우 우 얼)’ 두가지 안으로 압축해 놓고 현재 중국대사관 측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는 서울시가 독자적으로 표기를 바꾸더라도 사용 당사자인 중국이 이를 외면할 경우 ‘반쪽 표기’로 전락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중국과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는 중국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시는 중국어 표기 개선을 위해 실무협의를 벌여왔으나 중국대사관 측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달라”는 대답만 되풀이해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현재 표기인 한성을 중국인들은 ‘중국 변방에 있는 하나의 큰 성’이라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어 이 표기가 서울의 주체성 있는 이름으로 바뀌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중국의 고구려 역사 왜곡을 둘러싸고 중국과 외교분쟁 직전까지 이른 현 상황에서 중국을 자극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 시간을 갖고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중국측 협의와 함께 조만간 중국인을 대상으로 서울 신 표기안에 대한 설문조사 등을 거쳐 서울시안을 최종 확정한 뒤 외교통상부를 통해 중국이 이를 사용하도록 공식 요청할 계획이다.

(세계일보 2004-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