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반박보고서' 단독입수…영토문제 선점 포석

"中, 南北통일 대비 고구려史 왜곡"

우리 정부가, ‘고구려사 중국 편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이 ‘남북한 통일 후의 국경문제 등 영토문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사전포석’인 것으로 작년 말 분석하고, 고구려사와 관련한 중국측의 왜곡된 주장을 8개 측면에서 반박하는 연구보고서를 작년 12월 발간한 것으로 밝혀졌다.

9일 본지가 입수한 ‘중국의 고구려사 귀속문제 대처 방안’ 연구보고서는 최광식(고려대·고구려연구재단 상임이사)·임기환(경희대·고구려연구재단 연구실장)·여호규(한국외국어대) 교수 등 한국고대사를 전공한 이론가 9명이 참여해 만들어 동북공정에 대한 대응책의 집대성으로 평가되며, 우리 정부가 중국의 역사왜곡에 대응하는 주요 자료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교육인적자원부가 한국고대사학회에 의뢰해 만든 이 보고서는 중국 동북공정의 경우 정부기관이 나서서 역사왜곡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검인정 교과서들 중 하나가 문제된 2001년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사건’보다 더욱 심각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중국측 주장의 오류를 지적한 뒤 우리 정부 차원의 대책 방안도 함께 제시하고 있으며, 100부 인쇄된 뒤 40여부만 학계와 외교통상부 등 관련 기관에 전달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 보고서를 만든 후 4명의 교수를 중국 지안(集安) 지역에 보내 관련 사진을 찍고 자료 1500여권을 구해왔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 박중현 기자 2004-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