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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동맹 중요성 재인식 386까지 확산

중국당국이 고구려사 왜곡과 관련한 우리 정부의 시정 요구를 끝내 거절하자 정치권에 중국에 대한 경각심이 점차 높아가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중국의 조직적인 역사왜곡에 비해 우리 측의 대응이 신속하지도 적극적이지도 못하다고 지적하고 있는 가운데 네티즌들이 중국의 역사왜곡 문제 해결을 위한 갖가지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그동안 친중편향을 보이던 여권내에도 이를 경계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사회 전반의 반미기류와 함께 열린우리당내에는 탈미근중(脫美近中)의 정서가 강했던 것이 사실. 지난 4월 총선 이후 열린우리당 당선자 워크숍의 ‘가장 중점을 둬야 할 외교통상 상대국이 어디인가?’라는 설문조사에서 중국이라고 답변한 당선자가 63%, 미국 26% 로 나타나 이런 기류를 반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의 역사 왜곡 문제가 불거지자 상대적으로 진보적이라고 평가되는 386 운동권 출신 의원들 사이에서도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송영길 의원은 8일 “중국에 환상을 가지면 안 된다”며 “중국도 힘이 세지면 교만하다는 사실은 5000년 우리 역사에서 경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과의 관계가 강화될수록 역설적으로 한-미 관계는 더 중요해진다”며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기까지 했다.

역시 386 의원인 임종석 대변인도 중국의 역사왜곡에 대해 “우리 민족사에 대한 침해이자 민족 정체성을 흔드는 도전 행위”라고 지적하고 “역사를 보는 중국의 이중잣대에 엄중히 항의한다”며 날을 세웠다. 전대협 의장 출신의 이인영 의원도 “대국주의화, 동북아 패권주의가 드러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 마땅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도 중국의 역사 왜곡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을 보이고 있다. 정치적인 이슈들로 연일 여당과 대립각을 세우던 모습과는 달리 열린우리당과 함께 국회내 대책기구 구성을 추진하고 있고, 중국대사관의 비자발급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당내 모임인 국가발전연구회 소속 의원 11명이 고구려 유적 탐사를 목적으로 지난 7일 중국으로 향했다. 박근혜 대표도 오는 13일 직접 리빈 중국대사를 불러 고구려사 왜곡에 항의할 방침이다.

역사왜곡 문제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아직 중국을 비판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네티즌들은 중국을 강하게 비판하는 것은 물론 역사왜곡 문제 해결을 위한 각종 대안까지 내놓고 있다.

포털 사이트 토론방에는“우리의 국력이 주변국들의 간섭을 배제할 수 있을 때까지는 한미공조하에서 미국의 힘을 이용해야 하는데 파병반대, 미군철수 등은 성급한 주장이었다”(dwc18), “한미공조가 중국과의 분쟁에서 가장 중요하다”(mtinthesea)고 말하는 등 중국의 역사 왜곡 문제해결을 위해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글들이 많았다.

고구려사 왜곡 문제에 대한 대응으로 간도 문제를 쟁점화해야 한다는 네티즌들의 의견도 많았다. hskyu1026은 “간도는 고조선때부터 우리의 영토임을 증명하는 자료들이 많다”며 “고구려 역사 왜곡 문제에 대한 대응으로 간도도 쟁점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habaek이라는 네티즌은 “왜곡하지 말라는 소극적 대응보다 간도 반환을 요구하는 적극적 대응이 더 효과적일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외에도 네티즌들은 고구려사 왜곡 해결을 기발한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네티즌들은 “광개토대왕과 고구려 영토가 삽화된 5만원권 지폐를 발행하자”(최원석), “몽골과 티베트 등 중국의 역사왜곡에 피해를 본 나라들과 연대하자”(kary03), “역사 왜곡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2008 베이징올림픽 보이콧을 선언하자”(bule2004) 등 다양한 의견들을 내놓았다.

네티즌들까지 나서 중국의 역사왜곡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중국이 조직적으로 역사왜곡을 진행하고 있는 것에 비해 우리의 대응과 대안들은 아이디어 수준에 그쳐 치밀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네티즌들의 아이디어 제시는 국민들의 관심이 그만큼 높다는 증거이므로 빨리 중국의 역사왜곡에 대한 구체적이고 조직적인 국가적 대응전략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역사 왜곡 문제와 관련 아직도 개인 단위의 산발적 대안 제시에 그치고 있는 가운데 여야는 이번 주 내로 특위 구성 등 중국의 역사왜곡 문제에 공동대응하기로 방침을 정해 역사왜곡 문제에 대한 국회의 구체적 대안이 나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