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고구려사' 범정부기구 추진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9일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대한 대응책으로 범정부 차원의 대책기구 설치를 추진키로 했다.

당정은 이날 국회에서 이수혁(李秀赫) 외교통상부 차관보와 천정배(千正培) 원 내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협의회를 열고 고구려사 왜곡에 대해 정부가 적극 대응 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이같이 뜻을 모았다고 안영근(安泳根) 제1정조위원장이 전했 다.

안 위원장은 "현재 외교부 차원에서 고구려사 관련 실무대책협의회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를 더욱 격상시켜야 한다는 의미"라며 "당 관계자가 참여하는 방안도 고려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정이 이날 합의한 고구려사 관련 범정부대책기구는 국무총리 또는 국가안전보 장회의(NSC) 산하에 설치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알려졌다.

당정은 또 역할분담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중국의 역사왜곡에 대한 대응책을 모색키로 했다.

이에 따라 우리당은 여야가 공감하고 있는 국회 관련 특위를 즉각 구성키로 하고, 야당의 수석부대표를 만나 일정과 구성 문제를 논의키로 했다.

또한 노웅래(盧雄來) 의원이 개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중단 촉구 결의안을 당론으로 뒷받침하는 한편, 다음달초 중국을 방문하는 신기남( 辛基南) 의장을 통해 고구려사 왜곡에 대한 당의 입장을 중국측에 전달키로 했다.

그러나 우리당은 일부 소속 의원들이 추진하는 `간도협약'과 관련한 국회 결의안은 고구려사 왜곡문제의 초점을 흐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정했다.

이와 함께 당정은 중국의 역사왜곡 시정을 위해 고구려사 연구재단 등 학술단체에 대한 지원도 강화키로 했다.

이에 앞서 외교부는 업무보고를 통해 중국이 고대사 문제의 정치쟁점화에 반대하고 있으며, 한.중 학술대회를 조기에 개최하자고 제안했다고 보고했다.

외교부는 그러나 중국의 조기 학술대회 개최 제안이 한국 정부를 무마하려는 ` 국면전환용'이라고 분석했다.

당정협의에서 우리당 의원들은 정부측의 대응을 미온적이라고 지적하고, 고구려사 왜곡 문제는 정치적인 사안이므로 적극적인 외교적 대응이 병행돼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이날 당정협의에는 이 차관보와 천 대표를 비롯해 홍재형(洪在馨) 정책위의장, 조배숙(趙培淑) 제5정조위원장, 이미경(李美卿) 국회 문화관광위원장, 정의용(鄭義 溶) 한명숙(韓明淑) 정봉주(鄭鳳株) 의원 등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 고일환 기자 2004-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