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 초·중교 독립과목으로

교육부, 고구려사 보충자료 전국 학교 배포

중국·일본 등의 역사왜곡에 맞서 국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교육인적자원부는 고구려사 보완 지도자료를 개발·보급하는 한편, 다음 교육과정 개편 때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사회 과목의 일부로 편입된 국사를 독립 과목으로 만드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교육부는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내용과 실제 역사에 대해 교사와 학생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보충 지도 자료를 제작, 2학기 개 학과 동시에 전국 초·중·고교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

교육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7월초 고구려 연구재단에 제작을 지시한 자료가 완성되는 대로 9월부터 일선 학교에 배포, 국사· 사회 정규수업이나 계기수업 때 활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고구려연구재단 구난희 대외협력실장은 “자료는 중국이 왜 고구려사를 왜곡하려 하는지, 중국의 동북공정 추진 배경과 고구려사 왜곡의 주요 내용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올바른 역사적 사실을 알려주는 동시에 우리가 역사를 지키기 위해 해야 할 일 등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일반시민용 교양 홍보자료를 제작? 배포 계획이며 외국인들이 볼 수 있는 외국어 홍보자료 발간도 적극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당분간은 현행 교육과정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한도에서 최대한 국사 교육을 강화할 방안을 시행할 것”이라며 “향후 다음 교육과정 개편 때는 강력한 여론을 조성해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사회 과목의 일부로 편입된 국사를 독립 과목으로 만들 수 있도록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9일 중국이 고구려사 왜곡을 시정하라는 요구를 사실상 거부함에 따라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학계를 포함한 ‘총력대응 체제’를 갖춰 나가기로 했다. 특히 정부는 앞으로도 외교채널을 통해 중국측에 고구려사 왜곡조치의 시정을 지속 적으로 요구해 나가는 한편, 외교부 장관 등 양국 고위층 회담시 이 문제를 계속 제기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갖고 이같은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고구려사 왜곡에 중국정부 핵심부의 의중이 작용하고 있음을 우리가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주지시키고, 이같은 인식이 지방정부로 확산되고 교과서에 실리는 것 등 을 저지하는 것이 1차적인 외교목표였다”며 “우리의 이런 입장이 충분히 전달됐다고 보기 때문에 당분간은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학계를 중심으로 중·장기적 해결방안을 모색해 줄 것을 당부하는 한편 중국 당국이 내년 가을부터 사용할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 고구려사 관련 부분에 대한 개정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모니터링을 강화키로 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7일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고구려사 관련 실무대책협의회 위원장을 현재의 차관보급에서 차관급으로 격상시키기로 했다.

정부는 중국이 “학술적으로 고구려사 문제를 해결하자”며 한· 중간 ‘학술교류’를 제안하고 있는데 대해서도 사태 회피용으로 보고 일절 대응하지 않기로 하는 한편, 오는 16일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고구려연구재단 주관으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문화일보 / 정희정기자ㆍ유희연기자 2004-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