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고구려사 분쟁 통상문제 비화 조짐

고구려사 문제가 자칫 한·중간 통상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8일 “중국 정부는 고구려 유적지 복원작업을 시작하면서부터 고구려사를 중국 역사에 넣기 위해 최악의 경우 한국측에 통상문제를 거론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지난 2001년 한·중간 마늘분쟁이 발생했을 당시 중국은 한국산 일부 제품의 중국수출을 문제삼고 나와 승리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이와 유사한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특히 그는 “차분해야 할 언론까지 나서 국민감정을 한쪽으로만 조장하는 면이 강하다”면서 “중국이 고구려사 문제를 통상부문으로 확대시킬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경제는 깊은 수렁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당국자는 “한국이 지난 10년간 중국의 저임금에만 현혹된 나머지 아무런 전략없이 산업기지를 (중국내로)이동했을 뿐 아니라 중국에 대한 수출에만 지나치게 집중한게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라면서 “이같은 결과는 중국의 막무가내식 외교를 받아들 일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구려 땅은 실효적으로 중국이 지배하고 있는 만큼 중국이 왜곡하고 있는 고구려 역사는 국제기구와 세계적인 역사전문가들에게 연구를 의뢰하는 게 통상문제로까지 확대되는 일을 미리 차단시킬 수 있는 길”이라며 대안을 제시했다.

한편, 중국은 지난 2001년 우리나라가 한·중간 통상 협정을 위반하지 않았는 데도 자국산 마늘을 수입하지 않는다며 한국산 폴리에틸렌과 휴대폰의 중국내 수입을 금지했다.

당시 한·중간 마늘분쟁의 핵심은 2000년 우리측 민간업자에게 할당된 마늘 수입 쿼터분(2만ｔ) 중 미소진분(1만300ｔ)을 우리가 2001년에 수입·처리하지 않은 것을 중국측이 문제삼은 것으로 중국이 자국내 농민들을 위해 사소한 사항을 통상문제화했다는 비판이 지금까지 외교가에서 회자되고 있다.

(파이넨셜뉴스 2004-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