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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가 뭔지 모르는 대학생도
수능엔 선택과목…中2 일주일에 국사 1시간만 배워
“중학교 2학년생에게는 일주일에 딱 한 시간 국사를 가르칩니다. 그나마 시험이나 행사에
겹치게 되면 한달에 한두번밖에 수업을 못합니다.” “심지어 고구려가 뭔지 모르는 대학생도 있을 정도입니다. 중· 고등학교에서 워낙 배운 것이
없고 선택과목 이수 여부에 따라 학생별로 수준 차도 커서 강의를 하다보면 갑갑할 따름입니다.” 일선 중·고등학교의 교사와 대학의 역사 관련 학과
교수들의 한탄이다. 중국과 일본 등 외부에서 왜곡되고 있는 한국사가 내부적으로도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고 있는 것이다.
◈반토막뿐인 역사교육, 양도 질도 부실〓제7차교육과정 개편에 따라 일선 학교의 국사 교육이 대폭 축소됐다. 중학교에서는 경제·사회·문화는
쏙 뺀 채 정치사 중심의 통사만 가르치고, 고교에서는 1학년 때만 국사 과목이 공통필수인데 그나마 대부분 전근대사만 가르친다. 2~3학년때
한국근현대사·세계사·법과 사회·한국지리·세계지리 중 선택적으로 수업을 받게 되므로 우리 사회와 삶의 변화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근·현대의
경제·사회· 문화에 대해 전혀 배우지 못하게 되는 학생들도 많다. 게다가 올 해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이 공통과목이 아닌 선택과목에서 출제 되기
때문에 국사 공부를 전혀 하지 않아도 대학에 갈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역사교육자들은 현행 교과 과정이 학생들에게 ‘반쪽 짜리 역사’만 가르치는 꼴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전국역사교 사모임’
김육훈(서울 상계고 교사) 회장은 “전근대사와 근현대사를 분리해 근현대사는 선택하는 학생에게만 가르치다보니 한국사 전반을 통괄할 수 없고
이과계열이나 실업계 고교생들은 근현대사를 거의 공부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사는 세계사와 유기적으로 관련지어 교육하는
것이 바람직한 데도 무시되고 있다”며 “세계사가 예전에는 인문계 고교 문과 계열에서는 필수과목이었지만 이제 문과계열 학생들도 세계사를 선택하지
않고 있어 세계사 교육은 전멸 직전”이라고 말했다.
◈국사교육강화로 ‘역사왜곡’대처해야〓전문가들은 역사교과의 독립과 교육시간 확대, 수능시험에서 필수과목으로 지정 등을 통한 역사교육 강화가
절실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역사왜곡에 대한 임기응변식 대응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교원대 사회과학교육 연구소 신주백 연구원은 “일본 역사교 과서 왜곡 문제가 터지면 부랴부랴 기구를 만들어 대처하고 중국의 고구려사
파동이 일자 또 다른 조직을 만들어 연구를 시작하는 등 역사전쟁에 대한 정부의 임기응변식 대처가 큰 문제”라며 “고대사뿐 아니라 현대사까지
한·중·일의 역사전쟁은 이제 시작이므로 역사연구자들의 역량을 모을 수 있는 하나의 통합기구를 만들어 마스터플랜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구려연구재단 상임이사인 최광식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는 “ 역사가 사회교과로 통합되다보니 역사전공자가 아닌 일반사회 담당자가 역사를
가르치기도 하고 교육의 질과 양이 떨어지고 있다 ”며 “역사 교과를 독립 교과로 만들어야 하고 대학 입시에서도 필수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김한종 교수도 “역사는 변화를 다루는 것이고 사회과학은 사회현상을 다루는 것이므로 이를 사회과목으로 한꺼번에 묶어서
교육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실용성 과 가시적인 효과만을 추구하며 영어와 컴퓨터는 배우라고 하지만 역사는 배워서 뭐하느냐고 다그치는 사회
분위기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국역사교사모임 김육훈 회장은 “교과서가 잡다한 지식의 나열로 돼 있고 어려운 지식을 한꺼번에 쏟아붓는 식으로
교육이 이뤄져 학생들의 역사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교과서부터 바꾸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국사 과목의 독립과 교육시간 확대는 과목 최소화를 추구하는 7차교육과정의 취지와 교과의 형평성을 따져보면
쉽지 않은 일”이라며 “고교 2학년 때 한국근현대사를 선택하는 학생의 경우에는 오히려 국사교육시간이 늘어나게 된 셈이며 교육과정 개편 외에
연수를 통한 교사의 질 향상 등 국사교육 강화방안을 추진중”이라고 해명했다.
(문화일보 / 정희정 기자 200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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