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韓·中·日 ‘역사전쟁’
한·중·일 3국간 ‘역사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고구려사 왜곡 문제는 한·중간 외교 문제로 떠올랐고, 중·일은 역사문제가 양국 국민 간
감정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한·일간의 역사문제도 양국 정상회담 이후 수면 아래로 잠겼으나 언제 떠오를지 모르는 상황이다.
중국은 5일 자국 외교부 홈페이지에서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전 역사기술을 삭제했다. 한국 정부가 고대사 기술 내용 중 삭제된 고구려의 복원을
요구하자 관련 역사기술을 아예 지워버리는 ‘미봉책’을 쓴 것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박준우 외교부 아·태국장을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파견하는 등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문제에 정면대응할 방침이다. 여야
국회의원들은 이날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이달 중으로 제출키로 했다. 결의안은 국무총리 산하에 외교부, 교육부, 문화관광부
등 관련부처가 참여하는 고위대책기구를 상설화해 범정부적으로 대처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국회 내 고구려사관련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것과 북한당국과
협의, 남북공동대책기구를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일각에선 그러나 정부의 고구려사 문제에 대한 안이한 대응이 이같은 사태를 불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지난 5년간 2백억위안(한화
3조원)을 투입, 고구려사를 자국 역사에 편입시키기 위한 동북공정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 4월 법적 뒷받침도 없이
임시로 설립한 고구려사 연구재단은 올 예산 50억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게다가 역사 왜곡 문제를 전담할 부서도 없이 교육부의 장학관 1명이
전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과 일본도 역사 문제가 ‘아시안컵 축구전쟁’ 으로 격화되는 양상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은 센가쿠(釣魚島)열도 영유권 문제를 놓고 분쟁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또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항의하며 3년 이상 정상외교를 중단할 정도로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해 강력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중·일 3국간 역사
문제가 동북아 현안으로 본격 대두되는 상황”이라며 “어느 일방국의 역사인식 수정이 쉽지 않은 만큼 정치·군사·경제 문제에 악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서는 외교적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향신문 2004-8-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