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번엔 발해사 왜곡 나서

고구려사를 왜곡해온 중국이 올해부터 발해사 왜곡으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대해 한국 정부는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의 왜곡을 정정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아무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구려사 등 고대사 왜곡을 주도해온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이 올해는 당(唐)나라와 한때 쌍벽을 이루던 발해(渤海·서기 698~926년) 연구에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중국이 고구려 유적의 세계문화유산 지정을 계기로 고구려와 뿌리를 같이하는 발해의 중국사 편입을 본격적으로 시도하는 움직임으로 관측된다.

중국 사회과학원 산하 중국변강사지(邊疆史地) 연구센터 소속 동북공정 판공실(사무국)은 2일 동북공정 전문가위원회가 2004년 연구과제를 심의한 결과 발해 연구 2건을 포함한 총 6건의 과제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동북공정 과제로 선정된 발해 연구는 지린(吉林)성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 양위수(楊雨舒) 연구원이 신청한 ‘당대발해국오경연구’(唐代渤海國五京硏究, 5경은 상경·중경·동경·남경·서경)와 헤이룽장(黑龍江)대학 사학과 후판(胡凡) 교수의 ‘러시아 학계의 발해 유적지 연구 성과에 대한 학술사와 역사문헌학 연구’다.

동북공정 전문가위원회는 이밖에 청대(淸代) 동북지방의 교통과 변경정책, 청대 동북지방의 이민정책연구, 원조(元朝)와 고려관계 연구, 조선 북진정책과 간도문제 연구 등을 새로운 연구과제로 선정하면서도 고구려사 연구는 단 1건도 뽑지 않았다.

발해사에 대한 동북공정의 이같은 움직임은 헤이룽장성 닝안(寧安)시에 있는 발해 유적지에 대한 세계문화유산 추진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닝안시는 발해 도읍의 하나였던 상경부(上京府) 유적지에 대한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 대대적인 정비에 나섰다고 현지 인사들은 전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과 관련해 우선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의 한국사 기술을 이전상태로 복원시킬 것을 중국 당국에 요청했지만 아직 중국측의 공식 답변은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2일 “지난달 19일 외교부 이수혁 차관보를 위원장으로 하는 외교부·통일부·국정홍보처·국가안전보장회의(NSC)·국무조정실 국장급이 참여하는 제1차 실무대책협의를 열고 중국에 홈페이지 시정을 요구했다”면서 “조만간 2차회의를 열어 추가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홈페이지에서 한국의 역사를 소개하면서 한국은 ‘서기 1세기 이후 한반도 일대에서는 신라, 고구려, 백제 3개의 다른 정권 형태와 소속관계가 다른 국가가 형성되었다’는 문구를 지난 4월20일 수정, 이 부분에서 ‘고구려’를 삭제했다.

(경향신문 2004-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