集安은 지금 역사왜곡 한창… "고구려는 중국 소수민족 정권"
""수나라의 고구려 침공은 침략아닌 통일전쟁" 억지 "광개토대왕은 고구려國 아닌 고구려 政權의 王" "벽화마다 기와마다 中原영향
받았다." 대대적 선전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시의 고구려 유적을 지난 24~25일 이틀간 둘러본 기자는 마치 “고구려는 고대 중국 동북지방
소수 민족 정권 중 하나”라는 말에 세뇌당한 듯한 느낌이었다. 유적지 안내문은 물론이고 안내요원들도 어디를 가나 같은 내용을 지겹도록 반복했다.
1년 가까운 비공개 복원 기간을 거쳐 재공개된 지안 고구려 유적은 완전히 중국사인 것처럼 탈바꿈돼 있었고, 잘 무장된 선전 요원들이 지키고
있었다.
24일 오후 찾아간 광개토대왕릉·광개토대왕비와 장군총. 작년까지 빽빽하게 들어서 있던 주변 민가가 모두 철거되고 넓은 풀밭으로 단장돼
있었다. 높이가 6.39m에 이르는 거대한 광개토대왕비는 지붕을 씌우고 4면을 방탄유리가 에워싸고 있었다. 거대한 화강암 벽돌로 만든 가로
31.58m·높이 13.1m의 웅장한 장군총을 안내원은
“장수왕의 묘”라고 소개했다.
설명을 맡은 20대 초반의 여성 안내원들은 광개토대왕과 장수왕을 언급할 때 한결같이 “고구려국”이 아니라 “고구려 정권(政權)의 왕”이라고
표현했다. 왜 ‘고구려국’이 아니고 ‘정권’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소개하도록 교육받았다”고 답했다.
이들 안내원들의 반복되는 설명은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었다. 관광온 중국인 펑모(25)씨는 박물관과 국내성, 광개토대왕릉과 장군총을
둘러봤다고 했다. 그에게 고구려에 관해 아느냐고 물었더니, “중국에 융합된 고대 여러 북방 민족 중의 하나 아니냐”고 자연스럽게 반문했다. 학교
다닐 때는 어떻게 배웠냐고 다시 묻자, “수·당과 사이가 나빴던 조선의 국가로 기억되는데…”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다음날 오전 고구려 고분벽화의 진수를 볼 수 있는 오회분(五?墳·뚝배기 모양의 고분이 일렬로 서 있어서 붙인 이름)의
4호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실물 벽화를 공개하지 않고 사진과 고분 내
폐쇄회로 TV를 통해 벽화를 보여주는 전시실 안내자는 “청룡·백호·주작·현무 그림은 중국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것”, “저 그림은 중국인의
조상인 여와, 복희를 그린 것”이라며, 중국 문화와의 관련성만 부각시켰다.
이처럼 중국 역사의 일부분으로 도배질한 고구려 유적을 가지고 지린성 정부와 지안시 정부는 대대적인 관광 판촉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지안시의 5개 여행사를 통해서 들어오는 단체관광객 숫자는 매일 평균 300~500명선에 달한다고 지안국제여행사 관계자는 말했다. 그는 또
개별적으로 찾아오는 중국인 관광객 수도 단체관광객 수만큼 된다고 덧붙였다. 결국 하루 600~1000명이 요즘 지안에서 매일 “고구려는 고대
중국 변방의 소수민족 정권”이라고 교육받고 있는 것이다.
(조선일보 / 조중식 특파원 2004-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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