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속성장 할수록 소득불균형”

“중국은 초고속 성장으로 ‘2개의 중국’으로 나누어지고 ‘5개의 모순’을 안게 됐다.”

진옌스(金岩石·49) 상하이 상차이(湘財)증권 수석 애널리스트겸 부사장은 오늘의 중국을 이렇게 한마디로 요약했다.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깊어진 불균형의 골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가 관건이라는 얘기다. 그는 “외국인들이 흔히 범하는 중국에 대한 오류는 2개의 중국 가운데 ‘잘사는 중국’만 주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1987년 상하이 교통대학 교수로 재직 중 미국으로 건너간 진부사장은 94년 뉴욕에서 증권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던 국제 증권전문가다. 미국 시민권자인 그는 2001년 14년만에 귀국해 중국 증권업계 8위인 상차이증권에 합류했다.

-중국 경제는 어떤 상태인가?

“중국 경제는 다음의 세가지 점에서 2000년부터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 ▲1인당 국민소득이 1,000달러에 이르면서 대중소비시대가 열렸고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5천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진정한 세계화의 길에 들어섰으며 ▲대중소비·세계화에 힘입어 10%의 고도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추세는 거대한 중국 시장을 노린 투자가 많다.”

-중국의 최대 현안은.

“고속성장에 따른 소득격차의 문제다. 미국의 부자 1백만명과 중국의 농민 10억명을 빼고 양국의 3억명을 단순 비교한다면 중국은 미국과 비슷하다. 중국은 부유한 3억명의 ‘잘사는 중국(城市中國)’과 빈곤한 10억명의 ‘못사는 중국(農村中國)’, 즉 ‘2개의 중국’으로 극한적인 불균형 상태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앙정부의 거시경제정책 또한 도시중국과 농촌중국을 위한 2개의 정책으로 나뉘는데, 이 두 정책은 충돌이 불가피하다. 중국 중앙은행이 금리인상을 검토하는 것도 농촌을 살리자니 농산물값을 올려야 하고, 도시를 살리자니 인플레를 잡아야 하는 딜레마를 보여준다.”

-성장을 둘러싼 갈등은 없는가.

“중국 사회는 ‘5개의 모순’을 안고 있다. ‘중앙정부 대 지방정부’의 갈등을 비롯해, ‘국영기업-민영기업’, ‘내향발전-외향발전’, ‘도시화-농촌화’, ‘경제성장 우선-사회안정 우선’이 그것이다. 중앙정부 정책 결정의 키포인트는 이러한 불균형과 모순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다. 안정적인 발전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물론 균형을 찾기란 쉽지 않다. 중국 경제가 여러번 출렁거렸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5개 모순은 정상적인 것이다. 이에 비해 계획경제와 시장경제 사이에 나타나는 모순은 비정상적이다. 계획경제에 길들여진 탓에 시장경제를 하면서도 계획경제로 회귀하려는 관성이 여전하다. 이것이야말로 위험한 것이다.”

-중앙과 지방의 경쟁이 격화된다면.

“정치적 투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그 문제는 논외로 하자. 다른 관점에서 보면 중앙이 지방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지방정부의 정책이 옳다는 것을 뜻할 수도 있다. 예전과 달리 지방이 중앙에 순종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진보인 셈이다. 개혁·개방의 역사는 중앙과 지방의 경쟁과 투쟁으로 쓰여졌다. 일방적으로 순종하는 시스템이었다면 이렇게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경향신문 / 상하이 유병선기자 2004-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