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청도) 소식

중국 생활 10년째 하면서 아직도 고개를 설래질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 곳 입니다. 주재 근무를 하면서 느끼는 점들을 소개 합니다.

공산당이냐?

퇴근 무렵 갑자기 날아든 공문-일주일에 2회 휴식, 주간 휴식, 22:00~13:00간

조업! 애꿎은 현지인 총무에게 무심결에 튀어 나온 말; "공산당이냐?"

우리가 막무가내식일 경우에 빗대어 쓰이는 말인데, 어쩌면 이렇게 현실과 일치할 수가 있는가. 정말 공산당이다.

현재의 중국 전기 사정을 반증하는 공문이며, 공산주의식의 대처 방안에 뒷머리가 뜨끈거릴 정도로 열 받는 상황이다.

사람(가용 인력)도 부족한(이해가 잘 안되겠지만 심각한 상황) 실정에서 조업시간마저 일방적으로 정해서 통보하는 정책(?)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중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에서는 재고 하시기를...

중국 전기 사정

앞서 황당한 공문 얘기를 했었읍니다. 진정된 상태에서 좀 더 사실적인 중국 전기 사정을 알립니다. 2004년 3월 유가가 한참 치닫고 있을 때 입니다. 사전 통보도 없이 수시로 정전이 되었읍니다. 상황을 알아보기 위하여 공업원(우리 공장이 소재한 공업 지역을 관리), 진 공전국, 시 공전국 등 상황 설명을 부탁 했으나, 어느 곳에서도 시원한 답이 없고, 청도시 공전국 결정에 따를 뿐 이라는 답변만 되풀이 하였읍니다. 그러면 청도시 공전국 전화번호(전화번호부에도 없고, 안내도 하지 않습니다.)라도 알려달라니 기밀 사항이라는 답변 입니다. 세상에 이런 경우가 또 있겠읍니까?(다른 국가는 가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읍니다만 ...^ ^) 어찌어찌 둘러둘러 연료인 석탄 공급이 원활치 않아서라는 사정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공급 부진 원인도 수송문제, 국제 가격 급등으로 도입 차질 등 소문으로만 설왕설래 하니, 얼마나 답답한지요. 속 시원히 명확한 상황이라도 알려주면 그에 따라서 대책이라도 세울텐데, 무대책으로 공인들 출근 시켜 놓고는 언제 정전이 될까 노심초사 해야되고, 막상 정전이 되어도 공인들을 퇴근 시켜야 할지 대기 시켜야할지 몰라서 울그락 풀그락 전전긍긍하는 나날이 이어졌읍니다. 그러기를 일주일여, 느닷없이 일주일에 2일은 휴무를 하라는 공문이 날아 왔읍니다. 예기치 못했고 납기가 촉박한 작업이 있어 강행했더니, 감시단이 와서 당장 단전 조치를 하겠다고 윽박지릅니다. 방법없이(맞대고 싸워야 전혀 득은 없고 실만 있게 됩니다. 완장 찬 부류들과는 대개 그렇지요) 하루는 일요일에 대체 조업을 하고 평일에 연장 조업을 실시하여 조업 차질을 일부 보완하는 고육책을 쓸 수 밖에요.

약 한달여 이러다가 역시 정식 통보없이 흐지부지 되었읍니다. 그러다가 하절기 냉방 전력이 급증하니까 역시 사전 홍보나 통지 없이 실시 3일 전에 주 2회 휴무와 동시에 주간 8시간 조업을 하는 업체와, 야간 22시부터 익일 13시까지 조업하는 업체로 나누어 일방적인 업체 명부를 통보하여 왔읍니다. "공산당이냐?"라는 말이 자연히 튀어나오게 되더군요. 2달 시한을 정하여 시행하고 있읍니다. 이리저리 연줄연줄 일방적으로 정했던 휴무일을 조정하고 야간 조업 그룹에서 주간 조업 그룹으로 바꾸고, 일 12시간까지 조업하는 선까지 타협을 했읍니다. 3월에는 청도시 구역은 적용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예외 없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그래도 산동성은 전기 형편이 나은 축이었는데 이 정도라면, 중국 전기 사정이 어떤지 대변한다고 할 수 있겠지요. 하기는 근래 수년 사이에 유치한 외자 기업 수를 고려하면 당연한 귀결이라 할 수 있읍니다. 게다가 경쟁적으로 지어대는 초 대형 건축물, 급격하게 보급되고 있는 가전 제품, 올림픽에 맞춘 가로 정비 등등... 갑자기 발전기 수요가 늘어나니 한국에 발전기 업체는 지금 호황일 겁니다.

제 생각은 너도 나도 중국으로 나올 것이 아니라 노사정 합심해서 가능한한 한국에서 기업을 유지할 수 있으면 하는 것입니다. 지금 중국은 사람도 부족한 실정 입니다. 공장마다 인원 부족을 하소연 합니다. 공인 확보하기 위하여 어려워도 복지 시설 개선하고, 임금 올리고...상대적으로 경쟁력은 불리한 쪽으로 가겠지요. 이제는 40대 아줌마 공인도 마다할 수 없는 추세가 되어 갑니다. 외자 유치단의 겉치레성 선전을 그대로 받아 들이면 착오 입니다. 예상치 못한 비용 발생이 적지 안으니까요. 다음에는 이와 같은 비용에 대해서 얘기할까 합니다.

(한국일보 2004-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