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 폭로 의사 하루 9시간씩 세뇌학습"

지난해 중국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 군) 실태를 폭로한 인민해방군 301병원 의사 장옌융(蔣彦永.72)이 구금생활 도중 하루 9시간씩 세뇌학습을 받았다.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22일 중국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구금 7 주일 만에 지난 19일 밤 석방된 장 박사가 매일 자아비판문을 작성해야 했으며 쉴 틈 없이 세뇌교육에 시달렸다고 보도했다.

장 박사와 부인 화중웨이(華仲尉)는 지난 6월1일 6.4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운동 15주년을 사흘 앞두고 베이징(北京) 주재 미국 대사관에 비자 신청을 하러 가는 도중 연행되어 구금됐다.

중국 정부는 장 박사 부부의 실종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장 박사가 지난 2월 당 지도부에 톈안먼 민주화운동 재평가와 당의 과오 시정을 촉구한 것이 미움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은 "세뇌학습 내용에는 톈안만 학생시위 탄압을 정당화하는 문건도 포함됐다"면서 "장 박사가 그 문건을 몇 번이나 봤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당원들보다는 많이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고위급 당원들의 사상 집중화와 이견 제시를 막기 위한 학습용으로 사용되는 이 문건은 시위대를 반역자로 묘사하며 학생들이 군인들을 불에 태워 죽이는 화면도 들어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2004-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