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인정한 고구려 문화’

독창성 입증하는 발굴 보고서 나와

중국 랴오닝(遼寧省)성의 고구려 초기 왕성(王城) 유적지 오녀산성(五女山城·흘승골성)과 지린(吉林)성의 국내성(國內城) 유적에 대한 중국의 첫 발굴 보고서 내용을 고구려연구재단(이사장 김정배)이 21일 공개했다.


고구려 재단은 “보고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중원 문화가 고구려에 영향을 끼쳤음을 강조하려는 중국측의 의도와는 달리 오히려 고구려 문화가 해당 지역에서 자생적으로 성립·발전한 독창적인 문화였음이 드러난다”고 밝혔다. 중국 문물출판사가 지난 13일 출간한 랴오닝성 문물고고연구소 편저 ‘오녀산성’과 지린성 문물고고연구소·지안시(集安市) 박물관 편저 ‘국내성’은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랴오닝성 환인현 오녀산성과 지린성 지안시 국내성에 대해 중국측이 진행했던 최초의 발굴조사 내용을 담고 있다.

‘오녀산성’은 지난 1996~1998년과 2003년 네 차례에 걸쳐 발굴한 내용을 수록했다. 보고서는 오녀산성 유적에서 ▲신석기시대 후기 ▲청동기시대 후기 ▲고구려 초기 ▲고구려 중기 ▲금대(金代)의 다섯 문화층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고구려연구재단은 이에 대해 “오녀산성의 다섯 문화층 중 청동기와 고구려의 두 문화층은 강한 문화적 지속성을 보이고 있다”며 “고구려 문화가 중원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라 비파형 동검으로 상징되는 이 지역의 문화를 바탕으로 독자적으로 성장·발전했음을 입증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국내성’은 2000~2003년 5000㎡의 성터 내부를 발굴 조사한 결과 치(雉·방어를 위해 성벽 밖으로 쌓은 돌출부), 북벽 성문터, 부속 건물과 도로·배수시설 등이 확인됐으며, 도끼날 철촉 등 무기와 네 귀 달린 청자 단지, 금도금 청동패식 등의 고구려 유물도 출토됐다.

(조선일보 2004-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