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때아닌 '붉은 경전'붐

자본주의국가 뺨치게 시장경제원리를 도입하고 있는 중국에서 최근 사회주의 혁명정신을 고양하는 ‘붉은 경전(紅色經典)’ 출판이 때 아닌 붐을 이루고 있다. 올해가 중국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기념할 만한 일이 많은 해이기 때문이다.

지난 7월 1일은 공산당 창당 83주년이었으며, 지난 8월22일은 덩샤오핑(鄧小平) 탄생 100주년 되는 날이다. 올해는 또 중국이 공산혁명에 성공하고 신중국을 건국한 지 55주년이 되며, 홍군이 대장정을 출발한 지 7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붉은 경전’ 중에서도 덩샤오핑 전기와 이론서 출판이 특히 봇물을 이루고 있다. 중앙문헌출판사가 덩의 전기 ‘등소평’을 출판한 것을 비롯, 베이징대학출판사는 덩샤오핑 이론에 대한 연구서 7가지를 잇 달아 출판했다. 지방에서도 덩의 진귀한 기록 사진이나 글씨를 담은 책이 잇따라 출판되고 있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한다.

12일 오후 베이징의 번화가 왕푸징(王府井)에 있는 신화서점에는 덩샤오핑 관련 서적만 86종류가 진열돼 있었다. 이 중 전기만 13종.

덩의 전기뿐 아니라 ‘임해설원(林海雪原)’ ‘여량영웅전’ 등 중국 공산혁명 과정에서 혁명전사의 영웅담이나 큰 사건을 다룬 책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와 때를 맞추어 인민일보와 신화사, 중국일보, 중국청년보 등 관영 언론매체의 홈페이지에서도 ‘경전중국(經典中國)’이라는 코너를 일제히 개설, 중국 혁명사적을 연일 소개하고 있다.

(조선일보 2004-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