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삭제 문제’ 장기화 될 듯

중국 외교부 인터넷 홈페이지의 ‘고구려 삭제’ 문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13일 “주중 대사관 등을 통해 중국측에 강력 항의하고 있지만, 왜 고구려를 삭제했는지에 대한 해명도 없을 뿐 아니라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면서 “‘고구려’ 삭제 문제가 장기화할 것 같으며, 우리도 이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는 지난 4월 말까지만 해도 ‘서기 1세기 전후 한반도 일대에 신라 고구려 백제 등 세 개의 다른 정권이 출현했다. ’고 소개돼 있었으나 이 가운데 ‘고구려’가 삭제됐다.

중국은 현재 실무라인 일부를 제외하고 우리 정부와의 모든 창구를 봉쇄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지난 2000년 이른바 ‘한·중 마늘 협상’때에도 우리 협상단을 2주간이나 만나주지 않는 등 ‘봉쇄 작전’으로 일관했으며, 결국 우리쪽에 대단히 불리한 협상 결과가 나왔다.

이런 때문에 정부 일각에서는 중국 외교부가 인터넷 홈페이지에 다시 고구려를 게재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 차라리 “신라·백제를 빼고,‘서기 1세기 한반도에 3개 국가가 있었다. ’는 식으로 표현해줄 것을 중국에 요구하는 게 낫겠다. ”는 의견까지 제시되고 있다. 이 방안은 아예 고구려가 삭제되는 것보다는 ‘한반도 3국’이 역사의 왜곡에서 덜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문 2004-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