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해 멸망은 백두산 분화 탓(?)

서기 10세기 만주벌판을 호령하던 발해가 멸망한 것이 백두산의 대규모 분화 때문이라는 가설을 입증하는 지질학적 증거가 나와 일본학계가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13일 일본일간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백두산의 분화과정을 연구하던 한중일 공동연구진은 최근 백두산 정상에서 동북쪽으로 15㎞ 떨어진 지점에서 화산에서 분출된 것으로 보이는 두께 1m에 달하는 거대한 돌을 발견했다.

이 돌의 밑에서는 화산재와 자갈이 25㎝ 두께로 깔려있었는데 그 안에는 작은 나무조각이 있었다. 나무조각에 대한 탄소연대조사를 벌인 결과 화산이 분출된 시기가 10세기 초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전에도 백두산의 분출과 강성하던 발해가 갑자기 멸망한데 뭔가 관계가 있다는 의견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중국측 문헌에는 백두산분화가 926년 발해가 멸망한 뒤인 938년으로 돼 있어 계속 무시돼 왔다.

그러나, 이번 발견으로 화산분화로서는 이례적으로 백두산이 10세기에 두번이나 폭발했고 이번에 발견된 분화흔적은 발해가 멸망하기 직전에 생겼다는 것이 입증됐다.

이번 연구에 참가한 일본 도호쿠대학(東北大)의 화산학연구소측은 "이번 발견으로 이제까지 논란이 많던 백두산분화로 인한 발해멸망설이 더욱 힘을 얻게 됐다"고 밝혔다.

938년에 분화한 백두산의 폭발력은 로마의 폼페이를 화산재속에 묻어버린 베수비오화산의 수십배로 추정되며 당시 날아간 화산재가 일본 도호쿠지방(東北)과 홋카이도(北海道)까지 날아가 오늘날에도 발견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학계에서는 발해가 멸말한 원인에 대해 당시 강성해지던 거란세력이 발해를 공격했기 때문이라는 학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노컷뉴스 2004-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