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분서 ‘평양 기준’ 별자리 그림

일본 나라(奈良)현의 기토라 고분(7세기 말∼8세기 초) 내 천장에 고구려 수도 평양을 기준으로 그려진 것으로 보이는 별자리 그림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일본 문화청 발표에 따르면 기토라 고분 내 별자리는 그간 고분 남측 도굴 구멍을 통해 비스듬히 촬영된 것이었으나 이번에는 천장 바로 밑에서 촬영해 별자리 그림의 전모가 제대로 밝혀졌다.

고분 내에 그려진 별은 총 350개였으며 붉은 선으로 68개의 별자리가 표시돼 있다. 최고 283개 별자리를 표시한 천문도는 3세기경 고대 중국에 등장했지만 현존하는 최고의 것은 13세기 것이다. 따라서 기토라 고분 별자리 그림은 아시아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 된 별자리 그림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견우와 직녀, 북두칠성, 오리온, 시리우스 등 별자리 하나하나는 직경 약 6mm의 노란 금박 점으로 표시돼 있다.

태양의 길인 황도 등을 표시한 4개의 커다란 붉은 원도 그려져 있다. 원의 중심에는 컴퍼스 바늘구멍으로 보이는 흔적이 발견됐다.

1998년부터 기토라 고분 내 별자리 그림을 연구해온 도시샤(同志社)대 연구팀은 지평선 아래로 지지 않는 별의 범위를 표시한 선의 위치 등을 통해 관측지의 위도 등을 추정한 결과 고구려 수도 평양에서 사용된 그림에 바탕을 둔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또 다른 별보다 크게 그려진 4개의 별에 주목해 특정한 별을 크게 그리는 것은 한반도의 전통이라고 지적하면서 그림의 원본이 중국에서 곧바로 일본에 전해진 것이 아니고 한반도를 거쳐 전래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동아일보 2004-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