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간도·동해 古지도에서 해결 실마리

세계 고지도를 살펴보면 당시 종교관이나 세계관을 알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고지도는 ‘바빌로니아 세계지도’(약 BC 2500년)로 점토판에 그렸다. 바빌론, 유프라테스강, 페르시아만 등을 찾아볼 수 있다. ‘호마의 세계지도’(약 BC 2000년)는 그리스 사람도 바빌로니아 사람과 마찬가지로 세계를 둥근 형태의 판상(板狀)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지중해를 기준으로 유럽과 아시아를 나눴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세계지도’(약 AD 150년)는 그리스를 대표하는 세계지도로 지구의 원주를 360도로 등분해 경위선을 설정했고 인도양이 내해로 나타나 있다. 일명 ‘곤여만국전도’로 불리는 ‘마테오리치의 세계지도’(1602년)는 동양에 최초로 소개된 서양 세계지도로 우리나라에도 원본이 전해지고 있다.

1810년 일본인 다카하시가 만든 지도에는 동해를 ‘조선해’로 표기했다. 당시 일본에서도 동해를 조선의 바다로 인식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에게 의미있는 일본 고지도인 셈이다.

국내 고지도의 역사는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국시대의 세 나라는 모두 지도를 제작해 외국에 보내거나 행정구역을 정비하는 데 이용했다.

‘삼국사기’에는 고구려가 628년 당나라에 사신을 보내면서 태종에게 고구려 강역지도인 ‘봉역도’를 보냈다고 기록돼 있다. 학자들은 고구려가 7세기에 이미 전국지도를 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백제는 지도와 지리지를 갖고 있었다. ‘일본서기’에는 602년 10월 관륵이라는 백제 승려가 천문서적, 방술서 등과 함께 지리서를 일본에 가져왔다고 적혀 있다. 신라도 문무왕이 삼국을 통일한 뒤인 671년 행정구역을 정비하는 과정에 지도를 이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삼국시대의 지도는 지금 남아 있지 않다.

(경향신문 2004-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