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해灣 고구려 문화가 우리 민족문화의 뿌리”

‘…고대문화의 비밀’ 낸 이형구 교수

“우리 문화의 원류를 먼 시베리아에서 찾았던 기존의 학설과 만주 일대의 선사시대 문화에 관심을 갖지 않았던 접근방식이 우리의 고대사를 무주공산(無主空山)으로 만들었습니다.” 이형구(李亨求) 선문대 역사학과 교수는 1997년 아파트 공사장에 잠입해 결정적 유적과 유물들을 발견하고 풍납토성이 백제 왕성임을 ‘정설’로 굳힌 주인공이다. 그런 그가 새 저서 ‘발해 연안에서 찾은 한국 고대문화의 비밀’(김영사)을 통해 우리 문화 원류를 발해만 일대를 중심으로 한 한반도 북부와 랴오둥(遼東) 반도, 랴오닝(遼寧)·허베이(河北)성과 산둥(山東) 반도까지를 포함하는 ‘발해문화권’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국의 동북공정은 우리가 고조선·고구려 문화의 연원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서기 3세기 이후에야 고대국가가 성립됐다’는 것을 정설로 했기 때문에 모호해진 북방 고대사의 틈을 중국이 비집고 들어온 것”이라는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대릉하 유역의 홍산(紅山) 문화와 흥륭와(興隆窪) 문화 등 발해 연안의 신석기 문화는 기원전 6000~5000년까지 그 연대가 올라갑니다. 이것은 그동안 우리 신석기문화의 원류로 생각했던 시베리아의 신석기 문화보다도 1000년 이상 앞서는 것이죠.”

이 교수는 “황하 중상류 지역과는 다른 독자적인 문화가 우리 역사로 계승됐다”고 말한다. 신석기시대에 대릉하 유역에서 등장한 돌무덤은 청동기·철기 시대에도 이 지역에서 계속 만들어졌으며, 이는 고구려와 백제의 적석총(돌무지무덤)으로 계승된다는 것. 중원 문화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다. 구석기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를 포괄하는 41편의 소논문으로 엮은 이번 저서에서 그는 “부여·고구려·백제가 같은 민족이며 언어·의복·음식이 동일했다는 기록이 ‘삼국지’ ‘위서’ 등 중국 기록에 일관되게 나타난다”며 중국의 ‘동북공정’ 논리를 일축했다.

(조선일보 2004-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