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 `고구려'관련 中언론주장에 무반응

중국의 주요 언론들이 고구려 유적의 세계문화 유산 등록 직후 `고구려는 중국의 지방정부'라고 보도한 데 대해 북한 매체는 별다 른 반응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고구려 유적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 직전 세계에 자랑할 찬란한 문화유산 으로 강조했던 북한 매체는 6일 북한내에 있는 고구려 고분벽화의 세계문화유산 등 록 사실만을 뒤늦게 전했을 뿐, 이렇다할 관련 기사를 내보내지 않고 있다.

북한으로서는 중국 언론의 주장이 민족사의 정통성에 흠집을 내는 사안임에도 대응을 자제하고 있는 분위기다. 북한은 민족의 역사가 고조선-고구려-고려-조선으로 이어져 왔고, 조선을 제외 한 이들 국가가 평양, 개성 등 북한지역을 중심으로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다는 점을 내세워 북한정권이 민족사의 정통성을 이어받았음을 강조해 왔다.

북한의 신문과 방송은 고구려가 중국의 변방국가라는 `동북공정'이 드러난 이후 고구려가 중국 역대 왕조와 대등한 황제국가이며 자주국가임을 강조하는 수준에서 이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한 사례로 평양방송(5.13)은 평안남도 강서군의 덕흥리 벽화고분을 소개하며 " 고구려가 황제국가로서 면모를 갖춘 독자적인 주권국가였다는 것을 여기 무덤(고분) 벽화를 통해 잘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 매체가 일본의 역사왜곡과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해 `민족의 존엄과 자주 권에 대한 난폭한 침해', `선전포고' 등으로 신랄히 비난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대 비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3.27)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관련, "일본반동들 이 독도가 저들의 것이라는 여론을 조성해 그것을 구실로 무력을 동원, 독도를 점령 하고 그를 발판으로 전 조선을 재침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진희관 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연구원은 "핵문제 등 현안이 당면해 있 는 북한으로서는 경제ㆍ외교적으로 많은 지원을 해 온 중국과 사이가 벌어질 수 있 는 일을 벌일 필요가 없다는 인식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04-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