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 언론까지 나선 고구려 역사 왜곡

인민일보와 신화통신 등 중국의 대표적인 관영언론들이 자국 내 고구려 유적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결정에 즈음해서 지난 2일 다시 한 번 '고구려가 중국변방의 소수정권'이라고 주장했다 . 이른바 '동북공정(東北工程)'의 일환이겠지만 참으로 분하고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는 언론까지 나서 버젓이 억지 주장과 역사 왜곡을 자행하고 있으니 정말 큰 일이다.

중국은 지난 1983년부터 사회과학원 산하에 '중국변강사지연구중심(中國邊彊史地硏究中心)'을 조직, 고구려사 왜곡 준비를 해왔다.

특히 북한의 고구려 유적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움직임이 있자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동북공정', 즉 '중국동북변경지역의 역사와 상황에 관한 연구 프로젝트(東北邊境歷史與現狀系列硏究工程)' 를 수행하고 있다.

'동북공정'은 중국 정부가 한반도의 남북통일 이후 예상되는 국경 ·영토분쟁에 대비하는 한편 조선족 사회의 혼란을 예방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동북아전략이다.

동북 3성이 주무대였던 고구려를 자국의 변방민족으로 편입시켜 역사적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움직임은 고구려는 물론 고조선 부여국 발해와 같은 우리 고대사 전체를 중국 역사에 흡수하려 하고 있다 . 이는 역사왜곡 수준이 아니라 강탈 그 자체다.

문제는 우리의 대응이다.

중국의 적극적인 '동북공정' 추진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의 대응은 아직 미온적이다.

중국의 역사왜곡을 방치한다면 독도 문제처럼 향후 큰 골칫거리가 될 수도 있다.

역사주권을 침해 한 중국에 엄중하게 항의하는 것은 물론 고구려사 지키기에 배전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부산일보 2004-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