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 “고구려는 중국 예속” 일제히 주장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들은 고구려 유적지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사실을 보도하면서 2일 일제히 “고구려는 중국의 지방정부”라고 보도해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중국 쑤저우에서 진행중인 제28차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위원회 회의에서 중국이 ‘고구려의 수도와 왕릉, 그리고 귀족의 무덤들’이란 이름으로 등재를 요청한 지린성과 랴오닝성 일대의 고구려 유적지가 1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사실을 보도하면서 “고구려는 역대 중국 왕조와 예속관계를 맺어 왔으며, 중원왕조의 제약과 관할을 받은 지방정권이었다”고 주장했다. <신화통신>은 또 ‘배경자료’란 이름으로 고구려와 고구려의 벽화, 광개토대왕비 등에 대해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한 자료를 내놓았다. 이 배경자료에서 통신은 고구려가 “정치와 문화 등 각 방면에서 중원 왕조의 강렬한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고구려가 “민족적 특색을 지닌 문화를 창조했으나, 중·후기에는 중원문화의 영향을 매우 깊게 받았다”며 “견고한 산성, 웅장한 능묘, 휘황찬란한 고분벽화는 화하(중국)문화의 중요한 구성부분”이라고 주장했다.

관영 <인민일보>도 이날 고구려가 “우리나라(중국)의 고대 소수민족”이라고 주장했다.

<신화통신>은 중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최고의 통신사이며, 이 통신이 보도한 기사는 중국의 모든 언론이 인용하는 일종의 보도지침이라는 점에서 이 통신사가 제공한 ‘배경자료’는 고구려의 역사에 대한 중국 당국의 관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겨레신문 2004-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