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 중국고구려 유적 세계문화유산 등재 초읽기

한중 역사 분쟁에 분수령이 될 북한과 중국의 고구려 유적 세계문 화유산 등재 결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오는 28일부터 7월 7일까지 중국 장수(江蘇)성 수저우(蘇州)에서 제28회 세계유산위원회(World Heritage Convention)가 열린다.

중국이 의장국인 이번 회의는 세계유산 글로벌 전략의 평가 등이 잠정의제로 올라와 있지만 한국의 관심사는 역시 고구려 유적 세계 문화유산 등재 여부. '고구려 수도,왕릉과 귀족 무덤''선양(沈陽) 청왕조 왕궁''랴오닝 (遼寧) 청왕조 왕릉' 등 중국 측 문화유산 3건을 비롯, 북한의 '고구려 고분군' 등 모두 53개 유산에 대한 등재 여부가 이번 총회에서 결정된다.

북한은 평양 동명왕릉 주변 고분군, 평남 덕화리 고분군, 남포 약수리 고분군 등 5개 지역 고분 63기(벽화고분 16기 포함)를 '고구려 고분군'으로 묶어 신청했다.

반면 중국은 고분 벽화는 물론 고구려의 옛 수도였던 환런(桓仁)과 지안(集安)의 유적을 '고구려 수도,왕릉과 귀족 무덤'으로 묶어 등재 신청했다.

여기에는 장군총 등 왕릉 13기,각저총 무용총 등 귀족무덤 26기를 비롯해 오녀산성 국내성 환도산성 광개토왕비가 포함돼 있다.

중국측의 유적이 훨씬 포괄적이어서 자칫 북한 고구려 유적이 중국 유적의 일부로 비춰질 우려도 있는 대목이다.

북한 고구려 고분군의 경우 원형 훼손과 고분 비공개로 인한 추가 조사필요 등을 이유로 지난해 총회에서 등재 보류됐다.

이 과정에 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보고서를 중국측 전문가가 작성, 중국이 자국의 고구려 유적을 등재신청 하면서 고의로 북한의 등재를 막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북한의 고구려 유적이 등재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3월 제출된 ICOMOS 보고서에서 북한 고구려 고분에 대해 뛰어난 벽화제작 솜씨와 독창적 토목기술 등을 인정해 등재를 권고 했기 때문. 중국 유적 역시 자연과 도읍의 완벽한 조화 등을 이유로 등재 권고했다.

따라서 ICOMOS 평가보고서의 결정을 존중해온 WHC의 관례로 볼때 북한과 중국의 고구려 유적이 각각 등재 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 등재 여부는 7월1~2일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허권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교육문화팀장은 '53개 세계문화유산 등재 심사가 6월 29일 오후부터 7월2일 오전까지로 잡혀있고, 새로 신청된 문화유산에 대한 심의를 먼저하고 보류된 문화유산은 나중에 심의하는 관행을 참고하면 7월 1일이나 2일께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정부는 박홍신 외교통상부 문화외교국장을 단장으로 11명의 대표단을 현지로 보내 고구려 고분 등재 지지 유도 활동 등을 할 예정이다.

(부산일보 2004-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