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정체성' 주제 학술대회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는 고구려연구회(회장 서길수)가 28-3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고구려의 정체성'을 주제로 제10회 국제 학술대회를 연다.

외교통상부 등의 후원으로 매년 열리는 이 대회는 올해 최근 한국과 중국 사이에 고구려의 정체성에 대한 논쟁이 뜨겁게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개최돼 더욱 시선을 끌고 있다.

25명의 국내 연구자뿐 아니라 중국을 비롯해 일본, 러시아, 몽골, 터키 등에서 12명의 학자가 발표자로 초청돼 각국의 다양한 관점에서 고구려를 바라보게 된다.

또 토론자 등 전체 참가 학자 84명 가운데는 한국고대사 전공자뿐 아니라 한국 중근대사, 중국사, 몽골사, 베트남사, 고고학, 금속공학, 종교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공자들이 포함돼 저마다 다른 시각에서 고구려의 정체성에 접근하게 된다.

특히 대회 첫날 고구려사를 중국의 변방사로 포함하려 하는 '동북공정'의 주역 중 하나인 쑨진지(孫進己) 선양 동아연구센터 주임과 중국의 고구려사왜곡 공동대책 위원회 공동대표인 최광식 고려대 교수가 각각 발표자와 토론자로 나서 열띤 토론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쑨 주임은 '고구려와 중-한의 관계 및 귀속'이라는 논문에서 "고구려가 조선이라는 선입관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최 교수는 "고구려가 조선임은 선입관이 아닌 역사적 사실"이라고 반박한다.

또 김종완 우석대 교수는 '고구려 시기 조공과 책봉의 성격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을 통해 "고구려는 중국의 왕조들과 형식적으로는 종속관계의 양식인 조공과 책봉을 교환하였으나 실상은 대등한 독립적 관계"임을 주장하고, 바이건싱 산시(陝西) 사범대 교수는 김 교수와 정반대 시각에서 같은 제목의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밖에 '중국 사서에 나타난 고구려의 정체성'(김유철 연세대 사학과 교수) '일본 고대사료로 본 왜 왕권, 일본과 고구려'(히라노 다쿠지 일본 요코하마시 역사박 물관 학예원) '북한의 연구사를 통해서 본 고구려 정체성'(이성제 전쟁기념사업회 연구원) '삼국의 상호관계를 통해 본 고구려 정체성'(이도학 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 등 논문도 발표된다.

또 박장식 홍익대 금속공학과 부교수는 고구려의 철기기술을 통해, 아즈마 우시 오 일본 도쿠시마(德島)대 교수는 토기를 통해 각각 고구려의 정체성을 살펴볼 예정이다.

(연합뉴스 2004-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