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첨단무기 경쟁 ‘가열’

한국,2020년까지 271개 핵심기술 개발

동북아에 최첨단 무기 개발 및 배치 경쟁이 불붙고 있다. 미국과 중국, 일본등 한반도를 둘러싼 국가들이 20~30년후를 내다본 군사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국방부는 2020년까지 독자적인 첨단무기체계를 획득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국방기술개발 계획을 22일 발표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발표한 ‘국방연구개발정책서’를 통해 “현재 주한미군에 95%까지 의존하고 있는 감시정찰(ISR) 및 지휘통제(C4I), 정보·전자전(IEW), 정밀타격(PGM) 능력 등을 갖추기 위해 271개 핵심기술을 개발키로 했다”고 밝혔다. 기술적용 분야를 보면 대구경 적응광학계 등 64개 기술은 감시정찰, 전술데이터링크 등 65개 기술은 지휘통제, 적외선 감지기 등 117개 기술은 정밀타격 무기체계개발에 각각 활용한다.

국방부의 이같은 구상은 가깝게는 주한미군 감축에 따른 안보공백을 메우려는 계획에 따른 것이지만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변국의 첨단무기 개발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 23일 국방대학교 안보문제 연구소 주최로 서울의 한 호텔에서 개최된 ‘협력적 자주국방과 국방비’ 세미나 역시 동북아 국가들의 군사기술 혁신경쟁(RMA)에 주목했다.

동북아의 첨단무기 경쟁을 선도하는 것은 단연 미국이다. 23일 세미나에 발제자로 나선 전재성(서울대 외교학과) 교수는 “미국은 현재 오는 2006년까지 110억달러를 들여 정보수집 능력 향상과 정밀탄약 증대, 최신예 전투헬기 AH-64D 아파치 롱보우 투입, 정밀 유도식 통합직격탄(JDAM) 도입 속도를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라며 “현재 1개 대대급인 패트리어트 부대를 연내에 여단급으로 확대하고 무인정찰기(UAV) 전방지역 배치, 정보수집 능력 및 수단 향상, 한반도 비축 전쟁예비물자 증대, 이지스함 동해배치 등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경우 미사일 현대화 작업과 차세대 핵잠수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정민(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날 “중국은 현재 약 20기의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CSS-4 Mod 1/2) 을 보유하고 있으며 2005년에는 약 30기 이상으로 증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차세대 핵 잠수함 계획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의회에서 전쟁대비법인 유사법제를 90%의 압도적 다수로 가결시킨 일본은 본토방어 능력을 넘어 타국을 공격할 수 있는 첨단무기 체계를 갖추는데 힘을 쏟고 있다. 자주국방네트워크의 이승현 박사는 “일본은 지속적인 방위비 증액을 통해 2004년도에는 총 방위비를 4조9600억엔으로 책정했다”며 “일본은 세계 최정상급의 이지스 구축함 4척을 이미 구입했고, 최신형 디젤 잠수함을 1년에 한척씩 교체중”이라고 지적했다.

이정민 교수는 “2020~2030년까지의 역내 군사정세와 군사균형을 예측하는데에는 한계가 있으나 중요한 사실은 포괄적인 RMA가 핵심적인 요소로 대두되고 있다”며 “중국과 일본, 남북한 등 주요국가간 군사적 경쟁체제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문화일보 2004-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