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특집 다큐멘터리 '살아오는 고구려'

MBC는 한국 방송 사상 최초로 고구려 고분 벽화를 촬영한 특집 다큐멘터리 '살아오는 고구려'를 24일 밤 11시5분에 방송한다.

이 프로그램은 고구려인의 생활 모습을 그대로 그려낸 고분 벽화 외에도 고구려의 옛 도읍지 평양 일대의 대성산성, 평양성, 동명왕릉 등 북한에 남아 있는 고구려의 흔적을 짚어본다.

지난 76년 관개공사 중 우연히 발견된 덕흥리 고분은 유주자사 벼슬을 지낸 '진' 이라는 사람의 무덤으로 고구려 초기 고분 벽화를 대표한다. 벽에 회를 두르고 그림을 그린 프레스코 기법의 벽화에는 견우와 직녀를 비롯해 온갖 상상의 동물들이 있 는 천상의 세계가 펼쳐져 있으며 신분계층에 따른 복식의 형태도 보여준다.

지난 93년 개건한 고구려 시조 동명왕의 능 앞에는 '말에서 내려 절을 하라'는 하마비가 있고 주변에는 여러 대신과 장군들의 무덤이 왕릉을 호위하고 있다. 그 중 하나인 6세기의 진파리 1호분은 30년 만에 공개된 것으로 90여기나 되는 북한의 고 구려 고분 벽화 중 유일하게 소나무가 그려져 있다.

고구려 후기를 대표하는 고분 벽화 무덤인 강서삼묘 가운데 강서대묘에는 사방에 온통 백호, 청룡, 주작, 현무 등의 사신도가 그려져 있으며 이는 고구려 초기 인물 위주의 벽화와는 대비되는 특징을 잘 드러낸다.

고분 벽화 외에도 다큐멘터리에서는 안학궁 옆에 고구려가 수도를 평양으로 옮긴 후 효과적인 방어망을 구축하기 위해 쌓은 대성산성을 찾아간다. 9㎞에 이르는 산성 내에는 지금까지도 장수못, 잉어못 등 다양한 연못들이 남아 있다.

이밖에 고구려 후기에 축조된 북한의 국보 1호 평양성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문루 등은 조선시대 때 중건됐으나 북문인 칠성문의 성곽구조는 고구려의 견고한 축성술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다큐멘터리 '살아오는 고구려'는 오는 28일 중국 쑤저우에서 개최되는 유네스코 회의에서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둔 북한의 고구려 유적들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2004-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