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층 집요해지는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 중국판 내셔널 지오그라피인 '중국국가지리' 표지
고구려에 대한 중국의 집착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중국과학원(中國科學院)이 주관해서 발행하는 ‘중국국가지리’(中國國家地理 chinese national geography 홈페이지:http://www.cng.com.cn)는 6월호에서 ‘두각을 나타낸 나라 고구려’(脫穎而出:高句麗) 특집을 통해 중국정부 주도의 고구려사 삼키기를 민간에까지 전파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12면(116~127p)에 걸쳐 대대적으로 다룬 이번 특집기사는 ‘동북공정’의 의도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본문 제목은 ‘고구려, 옛나라의 자취를 찾다’(高句麗 古國尋踪). 내용은 고구려를 소개하는 한편 고구려가 자국 역사임을 강조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사 첫 장은 고구려 수렵도를 제시하면서 수렵도 상에 쓰여진 ‘진나라에게 고구려는 착한 백장이었다’(晋高句麗率善佰長)는 문구로 시작한다. 이 글에서는 위진(魏晋)시대에 고구려가 중앙 왕조가 내리는 백장이나 천장(仟長) 등의 칭호를 받은 것을 강조하면서 고구려사가 중국사의 일부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또 고구려는 기원전 37년 중국 동북 지역에서 발생했다는 것을 지적하며 고구려의 고씨(高氏)와 고려의 왕씨가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나아가 고구려 왕조의 무덤이 지안(集安)과 평양 근처에 있다는 것을 소개하고 있다. 이것은 궁극적으로 중국의 관심이 북한 지역에까지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으로 그들의 포식 근성의 역사 왜곡 의지를 엿볼 수 있다.

▲ 무용총을 배경으로 한 특집의 첫면
특히 이번 기사에서 중국은 현재 동북 지방에 거주하는 조선족 동포들은 한국에서 건너온 민족으로 고구려인들과 근원이 다르다고 주장하는 등 조선족 동포 학자들을 고구려 논쟁에서 제외시키려는 의도도 노골적으로 표현했다.

이번 원고는 광개토대왕릉비, 장군총, 무용총 등은 물론이고 환도산성의 구체적인 위치와 흔적을 기술하는 등 ‘동북공정’에 얼마나 열을 올리는지 알 수 있다.

지금까지 ‘동북 공정’은 광밍르빠오(光明日報) 등 특정 언론 중심으로만 퍼졌다. 그러나 이 중국판 내셔널지오그래피는 전국망을 통해 전 중국에 배포되는 유명 잡지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위력을 가진 잡지인 만큼 중국의 고구려사 편입 의도가 더욱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고구려연구재단이 발족하고, 중국 지도에서 고구려가 우리 역사임을 보여주는 다양한 자료들이 공개되기도 했다.

▲ 국내성 유적지등의 자료. 오랜 작업의 결과로 보여진다

(오마이뉴스 2004-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