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중국어 배우기’ 열풍

中주간지 “85개국 2300여 고교서 학습”

급속한 경제 발전 등으로 국제사회에서의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됨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중국어 학습 열기가 갈수록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고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이 운영하는 주간지 랴오왕(瞭望) 최신호가 보도했다.

랴오왕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 85개국 2300여 고교에서 중국어 과정이 개설돼 있으며 중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은 3000만명에 달한다. 또 중국으로 건너온 외국인 유학생 수는 8만5000명에 이른다. 3만여명이 유학중인 베이징(北京) 한 도시만해도 유학생들이 내는 학비 및 주거·생활비 지출 등의 연간 경제기여도가 10억위안(元·1조5000억원)을 상회할 정도다. 프랑스의 경우만 해도 10여년 전에 중국어는 일종의 이국적인 정취를 가진 언어로만 인식됐으나 현재 중국어는 이미 중학교 과정에서 가장 발전속도가 빠른 외국어로 꼽히고 있다.

중국어를 모국어로 하지않는 사람(외국인, 화교 및 중국내 소수민족 포함)의 중국어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설립된 국가급 표준화 고시인 한어수평고시(HSK)에 참가하는 응시자 또한 매년 40~50%의 급속한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HSK는 응시자가 중국외 지역에서만 이미 5만명을 넘고 있으며 전세계 34개국 82개 도시에서 시행돼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중국어 토플’로 일컬어지고 있다.

HSK 최다 응시 국가는 한국. 일본과 미국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지난 93년 한국에서 처음 HSK 시행될 당시 응시자는 불과 400여명이었다. 그러나 양국 간의 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됨에 따라 지난해에는 2만명이 응시, 한국은 3년 연속 세계 최다 HSK 응시자수를 기록했다.

HSK가 한국에서 인기있는 가장 큰 원인은 HSK 성적이 중국 유학은 물론 한국내 대학이나 대학원 입학 때 참고 기준이 될뿐 아니라 삼성, LG, 현대 등 대기업에서 채용과 승진 심사 시에도 중요한 참고 기준이 되기 때문이라고 랴오왕은 분석했다. 현재 한국의 120개 대학에서 중문과가 개설되는 등 한국에서 중국어를 학습하는 사람은 최소 1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랴오왕은 한국에서 70년대에는 미국유학, 80년대에는 일본 유학붐이 일었지만 90년대 이후에는 중국 유학 열기가 일기 시작, 현재 4만여명의 한국 학생이 중국에 유학해 5만여명으로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인 유학생의 뒤를 잇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정부가 향후 10년내 2만5000명의 중국문제 전문가를 양성하려는 계획도 한국 유학생 급증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이 잡지는 영국의 저명한 언어학자인 데이비드 그래돌의 말을 인용, 중국어가 점차 영어 다음의 중요한 언어가 되고 있다며 향후 10년내 중국어는 ‘반드시 배워야 할 언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터넷 언어도 현재 약 10%가 중국어를 쓰고 있지만 2050년엔 40%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문화일보 2004-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