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옛지도 "고구려는 외국" 표기

역사왜곡 주장 '모순' 드러나

중국이 ‘동북공정’(東北工程)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고구려사를 자국 역사에 편입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서 발간된 고지도 책자에 고구려를 외국으로 표기한 지도가 국내 학자에 의해 발견됐다.

이에 따라 ‘고구려는 중국의 지방정권’이라는 중국의 역사왜곡 주장은 ‘모순’임을 스스로 드러낸 셈이 됐다.

▲ 고구려사를 중국 역사에 편입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중국고대지도집'에 수록된 지도 중 청나라 때 제작된 `동남양각국연혁도'(東南洋各國沿革圖)는 한반도에 대해 `조선' 표기와 함께 옛 왕조 명칭인 고구려.백제.신라를 병기했다./연합

10일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 김우준 교수에 따르면 최근 입수한 ‘중국고대지도집’(中國古代地圖集) 영인본과 ‘중화고지도진품선집’(中華古地圖珍品選集) 영인본등 2종의 문건에 고구려가 백제.신라와 함께 외국으로 표기된 지도가 수록된 것으로확인됐다.

중국고대지도집에 수록된 지도 중 청나라 때 제작된 ‘동남양각국연혁도’(東南洋各國沿革圖)는 한반도에 대해 ‘조선’ 표기와 함께 옛 왕조 명칭인 고구려.백제.신라를 병기했다.

중화고지도진품선집에 수록된 송나라 시대 지도의 경우도 우리나라를 중국 영토가 아닌 ‘동이(東夷)’로 표기했으며, 그 안에 고구려, 백제, 신라를 함께 표기했다.

김 교수는 이들 지도 외에 ‘대청제국 지도’도 공개했다.

청나라 때 만든 이 지도에는 현재 중국과 북한이 두만강을 국경으로 삼는 것과 달리 두만강 이북 지역을 경계선으로 국경을 설정, 북간도(北間島) 지역을 한반도 영토로 사실상 인정했다.

김 교수는 “중국이 2002년초부터 추진 중인 동북공정 프로젝트는 조선족 문제와 간도 문제를 앞으로 자국의 이익에 유리한 방향으로 풀어나가기 위해 고구려사를 중국사로 왜곡해 편입하려는 정치적 성격의 움직임”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2004-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