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 상고사 재조명고구려사 왜곡 대응을"

“수양제나 당태종이 고구려를 정복하려다 고구려의 역공에 말려 참패했듯이 일종의 문화 침략인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도 우리의 역(逆)동북공정으로 제압할 수 있습니다.”

중국의 고구려사 편입 시도를 포함한 ‘동북공정’에 대해 재야 사학자 구길수(63)씨가 밝힌 소신이다.

구씨는 5일 국사찾기협의회(회장 고준환)가 경기대 서울캠퍼스에서 개최하는 특별 강연회에서 ‘천부경의 비밀풀이’라는 주제로 이같은 내용을 소개한다. 일반인에게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천부경은 상고시대 우리 민족의 사상이 담긴 고대서적으로 전해진다.

국사찾기협의회 자문위원인 구씨는 2002년에도 상고사 연구서인 ‘천부인과 천부경의 비밀’(도서출판 한솜)을 펴내 화제가 됐다.

그가 찾아내 연구한 천부경은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이라는 16자로 된 하늘의 교훈이며, 글자마다 고유의 뜻을 가졌다고 말한다. 이 글자들은 한자(漢字)가 아니라 고조선 시대 문자인 신지녹도전자(神誌鹿圖篆字·신지문자)라는 것이다.

그는 “천부경의 글자인 신지문자를 이용해 고대유물에 새겨진 경문만 올바르게 해독해 한민족의 기원이 한반도가 아니라 중국이라는 사실만 입증한다면 역동북공정의 논리를 성립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한글의 원형인 가림다(加臨多)와 한자의 시초인 금문(金文)이 신지문자에서 유래했으며, 결과적으로 한자의 기원은 신지문자”라고 설명했다.

이것을 입증할 만한 자료로 그는 단군왕검의 ‘개천’을 나타내는 산둥(山東)성 무씨사당 벽화, 중국 지역에서 발견된 1만여점의 청동기 금문, 산둥성 백수현 사관촌 창성묘(한자를 만든 창힐의 묘)의 창성조적서비, 평양 법수교 아래 기자고천문(祈子告天文), 영변군지 등을 꼽았다.

그는 “중국땅에서 청동기 금문이 1만여점이나 출토됐다는 것은 그곳이 고조선과 고구려의 개국·유적지였음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이같은 사실이 검증될 경우 역동북공정의 기초자료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하나의 금문에 10여자(字)의 명문(銘文)이 새겨져 있어 중국에서 발견된 금문은 모두 10만여자를 헤아리지만, 아직 해독된 글자는 1000여개에 불과하고 그것도 중국 학자들에 의해 잘못 해독된 것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인들이 국보로 여기는 산둥성 백수현에서 발견된 창성묘 비문도 창힐이 한자를 만든 과정을 새겨놓은 것으로 잘못 해석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그 비문엔 원시 한자가 아닌 신지문자가 새겨져 있다”는 구씨는 “신지문자로 비문을 해독하면 환웅께서 배달나라를 세우는 과정을 기록한 견문록”이라고 말했다.

그는 강연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소개하면서 천부경의 내용이 고증작업을 통해 정사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최근 주한 중국대사관이 국회의원들에게 대만 총통 취임식에 가지 말라고 편지를 보낸 것과 관련, “그렇다고 중국을 물리적으로 제압할 수는 없고 앞으로 문화전쟁이나 무역전쟁으로 승부가 날 것”이라며 “문화전쟁에 충실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2004-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