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사관 "감정 상하게 한 것 기억해 둘 것"

주한 중국대사관 이서봉 공보관은 2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국 국회의원들의 천수이볜 대만 총통 취임식 참석을 만류한 것은 내정간섭이 아니라 한중 수교 당시 '하나의 중국을 인정한다'는 정치적 약속을 준수할 것을 촉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이번 조치가 주한 중국대사관 자체판단인지, 아니면 본국의 지시에 따른 것인지에 대해 "형식과 방법은 주한 중국대사관이 취한 것이고, 대만 총통 취임식 만류문제는 본국 정부의 입장"이라고 이 공보관은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중국정부와 주한대사관의 입장과 조치는 자국 중심에 치우쳤다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즉 남북한과 동시에 수교를 맺고 있는 중국정부가 한국정부의 다양한 외교와 친선에 개입하는 것은 양국 관계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특히 중국의 이번 조치는 고구려사를 왜곡한 '동북공정'에 이어 한국인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행위로 비처져 자칫 한중 외교분쟁으로의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다음은 주한 중국대사관 이서봉 공보관과의 일문일답.

- 한국 국회의원들에게 대만 총통 취임식에 참석치 말아달라고 전화한 경위는 무엇인가.

"리빈 대사가 각 당의 대표들에게 대만 총통 취임식에 참석치 말아달라는 내용으로 편지를 썼고 대사관 직원들이 각 국회의원들에게 같은 내용으로 전화를 했다. 중국에게 대만은 민감한 문제다. 그리고 한중 수교 당시 '하나의 중국을 인정한다'고 약속했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물론 국회의원들도 양국간의 약속을 준수해야 한다."

- 내정간섭이라는 반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내정간섭이 아니다. 거듭 말하지만 중국과 한국은 수교하면서 '하나의 중국을 인정한다'고 약속했고, 약속을 어기면 곤란하다는 것을 확인시키면서 준수해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 이러한 조치는 리빈 대사의 판단인가, 아니면 본국 정부의 입장인가.

"형식과 방법은 주한 중국대사관이 취한 것이고 대만 총통 취임식 만류문제는 본국 정부의 입장이다. 한국뿐 아니라 중국과 수교를 맺은 각 정부에도 취임식에 참석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중국과 한국은 사이좋은 친구다. 친구가 좋지 못한 행동을 할 경우 조언하고 권유하는 것은 친구로서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 국회의원들이 대만 총통 취임식에 참석할 경우 어떤 조치가 뒤따르는가.

"어떤 조치보다는 취임식에 참석한 국회의원들을 기억해 두게 될 것이다. 서로 감정을 상하게 한 일에 대해 기억은 해두지만 당장 조치는 없다."

(오마이뉴스 2004-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