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고분유적 北中 동시 세계문화유산 등록될 듯"

북한과 중국이 각각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목록 등재를 신청한 고구려 고분 유적이 내년 6월 개최되는 제28회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동시 등록될 것이 확실시된다고 일본의 히라야마 구니오(平山郁夫) 유네스코 친선대사가 17일 밝혔다.

이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북한과 중국을 방문한 히라야마 대사는 이날 베이징(北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아직까지 북한의 유적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적은 없었다.

히라야마 친선대사는 일본의 문화재보호진흥재단과 이탈리아 정부가 공동으로 30만 달러를 갹출, 유네스코를 통해 북한 정부에 고분의 보존사업비 명목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북한은 자국예산 50만 달러를 더해 총 80만 달러의 예산으로 '고구려고분 보존연구소'를 설립,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히라야마 친선대사는 지난 14일 평양에서 북한 당국과 이같은 내용의 자금지원 계약에 서명했다.

앞서 지난해 7월 북한 정부는 고구려 고분의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추진했으나 고구려를 고대 중국의 지방 정부로 위치시키려는 중국측의 반대로 인해 양국간의 '귀속 논쟁'이 일면서 실패한 바 있다.

고구려 고분은 3세기부터 7세기에 걸쳐 동아시아에서 강대한 세력을 자랑한 왕조인 고구려 귀족들의 벽화 등이 보존돼 있는 유적이다. 중국의 국경지대인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에서부터 평양에 걸쳐 있다.

(연합뉴스 2004-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