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사전 과거사 일본 멋대로 편집”

중국과 일본이 합작으로 펴낸 ‘신한일사전’(新漢日辭典, 일본판 이름은 中日辭典)이 원판(중국판)의 과거사 언급 부분을 임의로 고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중국측 관련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 사전은 중국의 대표적 출판사인 상무인서관(商務印書館) 소속 집필진이 8년 동안 집필, 1991년 중국판을 펴낸 것으로 같은해 일본 출판사 쇼가쿠칸(小學館)과 합작으로 일본판을 출간한 바 있다.

14일 중국 일간지 신경보(新京報)에 따르면 중국측 사전 편찬책임자였던 상융칭(尙永淸·2001년 사망)의 아들인 상얼허(尙爾和·69)는 최근 일본판이 ‘9·18사변’(1931년 일본이 중국 동북지방을 침략한 사건)에 대한 풀이말에서 원문에는 ‘일본제국주의’와 ‘침략’이라고 된 표현을 ‘일본군’과 ‘점령’으로 고친 사실을 확인했다.

또 ‘동북지방’이라는 표현 뒤에는 괄호 안에다 ‘옛 만주’라는 말을 추가로 붙였다. 항일전쟁 시기 일본에 협조한 대표적인 친일파 정치인으로 비난을 받은 ‘왕정위(汪精衛)’에 대해서는 ‘중국의 혁명가·정치인’이라고 원문에도 없는 표현을 임의로 사용하기도 했다.

합작 당시 일본측이 원문의 표현을 고칠 경우 반드시 중국측의 동의를 받도록 했으나 이를 어겼다는 것이 상얼허의 주장이다. 현재 상무인서관은 쇼가쿠칸 출판사에 이에 대한 질의를 한 상태이지만 아무런 응답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쇼가쿠칸이 펴낸 중일사전은 일본에서 중국을 공부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권씩 가지고 있을 정도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현재 중국판은 6쇄, 일본판은 18쇄가 나왔고 일본은 현재 재판(再版)을 준비하고 있다.

(경향신문 / 홍인표 베이징특파원 2004-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