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고대史 전쟁] <12> 동북공정의 논리 ⑧

고조선의 청동기문화는 고고학적으로 중국과 확연히 구별된다. 지석묘(고인돌)와 비파형동검 문화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고조선 문화의 이런 독자성과 중국 문화와의 차별성에 대해 중국학계는 침묵하고 있다. 비파형동검은 칼몸과 손잡이가 분리되는 조립식인데 반해 중국 청동검은 일체식이다. 칼의 성격도 살상용이라기보다는 의식용에 가깝고 청동 원료의 배합 방식도 중국과 다르다.

지석묘는 지상에 탁자 형태의 돌을 쌓아 제단 모습을 갖춘 무덤으로 중국의 지하매장 풍습과 완전히 다른 양식 및 사후세계관을 보여준다.

이 전통은 석관묘로 이어졌으며 동방의 피라미드로 불리는 장군총 같은 고구려의 적석기단묘(돌무지무덤)로 계승되었다. 돌로 쌓아 사후 공간을 구성하는 우리 민족의 무덤 전통이 지석묘에서 고구려의 적석기단무덤으로이어진 것이다. 중국학계에서는 지석묘를 석붕(石棚) 또는 대개석묘(大蓋石墓)라 부른다.

분포 범위가 한반도를 중심으로 해 고조선의 영역으로 파악되는 랴오둥(遼東)반도를 경계로 중국 내륙에서는 더 이상 발견되지 않는다. 산둥(山東)반도와 그 동남해안에서 극히 일부가 보일 뿐이다. 이 공간은 동이족의 활동 무대와 연관되는 곳일 뿐 아니라, 랴오둥반도 남단에서 서북 방향으로 분포된 양상이 고구려의 천리장성 경계와 일치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한국일보 2004-4-12)